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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설문조사/ 대통령 신당참여 반대 중진보단 초·재선서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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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개편 설문조사/ 대통령 신당참여 반대 중진보단 초·재선서 많아

입력
2006.11.0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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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정계개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도권 출신 의원 54명 가운데 29명(53.7%)이 "노무현 대통령이 신당에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대통령 임기 1년4개월을 남긴 상황에서 응답한 전체 의원 102명 가운데는 50명(49%)이 노 대통령의 신당 참여 배제 입장을 밝힌 것도 눈길을 끌었다.

범여권 정계개편의 방향에 대해서는 출신지역ㆍ선수(選數)와 관계 없이 우리당, 민주당, 고건 전 총리 세력, 외부 개혁 세력 등을 아우르는 '통합 신당'을 창당해야 한다는 의견이 '여당 리모델링' 선호 견해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노 대통령 2선 후퇴론

신당 창당 과정에서 노 대통령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49%로 '참여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38.2%ㆍ39명)보다 10% 포인트 가량 더 많았다.

특히 노 대통령의 참여를 바라지 않는 의견은 충청권에서 가장 높았다. 충청권 의원 12명 가운데 7명(58.3%)이, 수도권 의원 가운데는 절반 넘게 노 대통령의 신당 참여에 부정적이었다.

선수별로는 당내에서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재선그룹(57.1%)에서 노 대통령 참여에 대한 거부 의견이 많았고, 초선 의원들도 부정적 의견(38명)이 긍정적 의견(30명)보다 많았다.

반면 노 대통령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호남권(53.3%)에서 두드러졌다. 이는 통합신당을 포함한 현재의 정계개편 논의가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을 받게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노 대통령측과의 결별이 분당으로 발전할 경우 의원직 상실 우려가 큰 비례대표 의원들도 노 대통령의 동승을 선호(46.6%)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수별로는 3선 이상의 중진그룹(60%)에서 노 대통령의 참여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처럼 표면적으로는 노 대통령의 신당 참여를 두고 의견이 양분되는 듯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참여를 선호하는 의원의 상당수도 사실상 노 대통령의 2선 후퇴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노 대통령의 참여 쪽에 무게를 둔 한 중진의원은 "영남 민주화세력을 배제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다만 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지지자의 역할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답변을 유보한 13명(12.8%)의 상당수도 노 대통령이 정계개편의 상수가 되어선 안된다는 입장이었다. 서울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노 대통령이 신당 창당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여권 내 다수의 흐름에 제동을 걸어선 안된다"고 못박았다. 한 비례대표 의원도 "사실상 노 대통령이 자연스럽게 배제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통합신당 흐름은 대세

바람직한 정계개편 방향에 대해선 범여권의 통합신당을 선호하는 의견이 78.4%로 압도적이었다. 이는 여당이 정기국회 회기 동안 정계개편 논의를 자제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정치권 새판짜기의 지향점은 이미 결정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통합신당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은 지역별ㆍ선수별로 큰 차이가 없을 만큼 우리당 의원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었다. 특히 지역별로는 충청권(91.7%)의 지지가 가장 높았고, 의원 숫자가 많지 않은 영남ㆍ강원ㆍ제주지역에선 응답자 전원이 통합신당을 선호했다. 정계개편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3선 이상 중진그룹 응답자 10명 중에도 9명이 통합신당 선호파로 확인됐다.

반면 외부세력의 영입을 통한 우리당의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의견은 16.7%에 불과했다. 더욱이 이들 중 일부는 '선(先) 리모델링, 후(後) 통합신당 참여'를 주장하고 있어 실제로 친노직계가 주장하는 우리당 중심의 정계개편에 대한 적극적 찬성 의견은 그리 많지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정기국회 이후 본격적인 정계개편 추진 과정에서 친노직계가 통합신당 창당파와 적극 맞설 경우 결국 노 대통령과 여당의 다수 의원들이 대립하는 형국으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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