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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수신제가' 엉망 퇴출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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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 '수신제가' 엉망 퇴출 위기

입력
2006.11.0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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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에 대한 사임 압박 정국이 결정적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천 총통이 3일 기소된 부인 우수전(吳淑珍)의 공금 횡령 사건에 연루됐지만 형사 면책특권으로 간신히 기소를 면했지만 대만 정국은 질적으로 다른 양상이 됐다.

올 5월부터 지난 주까지 대만 정국은 천 총통의 사위 등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따른 사임 요구 국면이었지만 이제는 천 총통 본인의 비리를 겨냥한 사임 요구로 바뀌었다. 집권 민진당 등 천 총통 지지세력에서도 사임 지지로 돌아설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국민 여론이 사임 여론 쪽으로 쏠리기 시작한 것도 심상치 않다.

우수전 기소가 발표된 직후 민진당은 임시 중앙 상무위원회를 열어 “우 여사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날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점잖은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먼저 민진당 외곽의 지지세력부터 이탈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이 장악하고 있는 대만단결연맹은 향후 3번째 사임안이 제출되면 사임안을 지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민진당 내 청년조직인 세대논단(世代論壇) 등은 천 총통 부부의 당적 박탈과 사임을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민진당 내에서 천 총통을 당에서 잘라내지 않고서는 차기 총통 선거에서 승산이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는 점도 예사롭지 않다. 대권 주자 중 한명인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이 조만간 사표를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민진당 내 이탈이 가시화할 경우 입법원(국회)에서 3분의 2의 사임 지지를 받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그간 야당인 국민당과 친민당 등이 2차례의 사임안을 제출해 제적 3분의 2인 144석을 넘지 못했지만 민진당 쪽에서 17석만 넘어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국민 여론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 대만 일간 중국시보가 우수전 기소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54%가 천 총통이 사임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보 조사에서는 60%가 사임을 지지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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