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검찰은 3일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을 국가기금 불법사용에 따른 부패 혐의로 기소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검찰은 비밀 외교기금 운용과 관련해 부정취득 및 문서위조 혐의로 천 총통을 기소할 수 있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지만 국가원수의 면책특권에 따라 현재로서는 기소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창원청 검찰 대변인은 한 달여간 진행돼온 총통부의 외교기금운용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우수전과 천 총통의 전직 보좌관 3명을 외교기금 사용과 관련해 횡령, 문서위조, 위증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창 대변인은 “우수전 등이 2002년 7월에서 2006년 3월 사이 외교기금 지출분 가운데 1,480만 대만달러를 영수증 처리 없이 부정 취득했다”면서 “천 총통은 현재로서는 기소할 수 없지만 퇴임 후 기소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창 대변인은 이어 “천 총통이 검사들과 2차례 만나 외교기금 사용에 대해 설명했으나 진술에서 앞뒤가 맞지 않았다”면서 “천 총통은 6건의 비밀 외교기금 사용처에 관한 자료를 제출했으나 조사 결과 2건만이 정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올들어 가족과 측근들의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온 천 총통은 잇따른 부패 혐의에 결백을 주장해왔다.
검찰 발표로 천 총통에 대한 퇴진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야당인 국민당의 마잉주(馬英九) 주석은 “그는 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을 잃어버렸다. 게다가 각종 스캔들에 짓눌려 있어 더 이상 국민을 이끌어갈 수도, 국가를 대표할 수도 없게 됐다”면서 천 총통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천 총통이 이끄는 집권 민진당 의원들은 이날 저녁 대책회의를 갖고 이번 사태를 논의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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