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北 6자회담 복귀/ 北·美 동상이몽 세가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北 6자회담 복귀/ 北·美 동상이몽 세가지

입력
2006.11.01 23:58
0 0

미국과 북한이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지만, 양국 모두 회담에 임하는 기본 입장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 한 회담에서 기대할 것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31일 북미중 3자회동에서도 뚜렷한 태도 변화는 없었던 것 같다. 이를 증명하듯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우리는 아직 목표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가장 첨예하게 부딪히는 부분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인지의 여부다. 이에 대해 미국의 입장은 단호하다. 힐 차관보는 “북한 김계관 부상은 자신들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그러나 미국은 물론 중국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하게 말해줬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러시아와 중국조차 북한에게 (핵보유국 대접을) 꿈도 꾸지 말라고 한다”며 “6자회담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회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의 생각은 다르다.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 대사관 관계자는 “핵 보유 이전과 이후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앞으로 6자회담은 핵 군축 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2월 핵 보유 사실을 선언한 후에도 6자회담에 대해 “참가국 모두 평등한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군축회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었다.

결국 미국과 북한이 이 같은 입장을 고수한 채 6자회담에 나올 경우 회담은 교착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지난해 중단된 상태로 돌아가 9ㆍ19 이행방안을 논의하려 할 테고, 북한은 핵을 무기로 5자 당사국이 주기로 했던 것 이상을 요구할 것이다. 더 나아가 북한은 미국에 동북아에 대한 핵우산 제거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할 수도 있다.

대북 금융제재 완화 문제 역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힐 차관보는 31일 “북한은 아무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1일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ㆍ해결 한다는 전제 아래 6자회담에 복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이 금융제재를 선뜻 풀어줄 것 같지는 않다. 무엇보다 미국은 금융제재 문제가 불법행위에 대한 법 집행 차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은 금융제재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지 해결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실무그룹을 구성해 금융제재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것 뿐이지 해결을 약속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결의도 북한의 희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 분위기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6자회담 재개와 상관없이 안보리 대북제재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일본 역시 6자회담 재개와 상관 없이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아소 다로 외무성장관은 “북한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 북한산 상품 전면 수입금지 등 일본이 발동한 대북제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 중국 러시아 등은 좀더 유연한 자세를 취할 수 있어 북한의 숨통이 다소 트일 것으로 보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