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디오 스타> 의 저력이 눈부시다. 장기 상영 체제에 돌입하며 ‘제2의 <왕의 남자> ’라는 말까지 들린다. 10월31일까지 <라디오 스타> 를 만난 관객은 176만명. 추석연휴 직전인 9월27일 개봉해 상영 6주째를 맞이한 영화로서는 그리 큰 성과가 아니다. 그러나 좌석점유율 30%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흥행 열기를 이어가는 것이 놀랍다.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6위에 그쳤으나 관객수는 전주와 큰 차이가 없다. 한 극장 관계자는 “장기 상영 영화가 많지 않아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호성적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라디오 스타> 는 장기상영 영화로는 드물게 184개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다. 라디오> 라디오> 왕의> 라디오>
출발은 미약했다. 개봉 첫날 관객은 1만5,161명이었다. 국민배우 안성기와 박중훈이 <인정 사정 볼 것 없다> 이후 7년 만에 연기 앙상블을 이뤘지만 젊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힘이 부쳤다. <왕의 남자> 의 이준익 감독 작품이라는 겉포장도 힘을 쓰지 못했다. 국내 영화 7편이 맞붙은 추석 대목에서 스크린을 대거 확보하기도 쉽지 않았다. 추석 연휴기간(9월27일~10월8일) 모은 관객 수는 86만명. 추석영화 순위 3위에 올랐지만 <타짜> (382만명)와 <가문의 부활:가문의 영광3> (309만명)의 기록에는 한참 못 미쳤다. 가문의> 타짜> 왕의> 인정>
아랫목에서 윗목으로 열기가 퍼지는 온돌방 같은 <라디오 스타> 의 흥행 늦바람은 재미와 작품성을 두루 갖춘 완성도에서 비롯됐다. <라디오 스타> 와 경쟁을 벌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의 송해성 감독은 “상영 초기 관객이 너무 적어 안타까웠다. <우리들…> 관객 100명 중 30~40명 정도를 떼다 주고 싶을 만큼 진정성이 돋보이는 영화”라고 평가했다. <라디오 스타> 는 한 포털 사이트가 집계하는 네티즌 역대 영화 평점 순위에서 3위를 차지, 국내영화로는 유일하게 30위권에 올라와 있다. 제작사 아침 사무실로는 “크리스마스에 어울릴 영화다. 그때까지 상영해달라”는 관객들의 전화가 심심찮게 걸려온다. 라디오> 우리들…> 우리들의> 라디오> 라디오>
영화음악 음반에 대한 반응도 좋다. <라디오 스타> OST는 대형 인터넷 음반 판매 사이트에서 1일 현재 28위를 기록하고 있다. 영화음악 음반으로는 가장 높은 자리로 품절 상태다. 라디오>
출연배우의 <라디오 스타> 에 대한 애정은 관객 못지않게 뜨겁다. 광주에서 5ㆍ18 민주화 운동을 다룬 <화려한 휴가> 를 촬영 중인 안성기는 10월초 스태프와 동료배우 70여명과 함께 <라디오 스타> 를 단체 관람했고, 자진해서 즉석 무대인사까지 했다. 라디오> 화려한> 라디오>
영화가 뒷심을 발휘하면서 제작사는 200만 관객은 너끈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작사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현재 흥행기록은 1,000만 관객 부럽지 않게 소중하다”며 “관객들의 요청처럼 크리스마스까지 상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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