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대표적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ㆍ57)가 30일 프란츠 카프카상을 수상했다. 하루키는 이날 체코 프라하에서 거행된 시상식에서 상패와 상금 1만달러를 받았다.
그는 수상에 앞서 이날 호텔에서 생애 첫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시적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식으로 독자와 교류해 온 그로서는 이례적인 자리를 만든 셈이다. 그는 이날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자회견"이라고 말했다.
프란츠 카프카 상은 프라하 출신 작가 카프카(1883~1921)를 기려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 협회가 2001년 제정한 상이다. 2004년과 2005년 이 상을 받은 엘프리데 옐리네크와 해럴드 핀터는 그 해 노벨문학상을 각각 수상했다. 기자회견에서 하루키는 "솔직히 (노벨)상에는 흥미가 없다. 나에게 있어서 상은 독자"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작품이 30개국 이상에서 번역되는 등 세계적으로 독자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도 말했다.
하루키는 카프카에 대해 "15세 때 카프카의 '성'을 처음 읽었는데 그 후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었다"며 "카프카와 도스토예프스키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라고 밝혔다. 그는 카프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도시 프라하를 "매우 흥미있는 마을"이라고 표현하고 "특히 맥주가 맛있어서 좀 더 마시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1987년 소설 '노르웨이의 숲'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하루키는 평이하지만 감각적이고, 가벼운 것 같지만 초현실주의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문체와 주제로 독자를 사로잡았다. 일본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기를 모으면서 80년대 이후 일본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로 평가받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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