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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카를로' 재독테너 김재형 4회 단독공연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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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카를로' 재독테너 김재형 4회 단독공연 결정

입력
2006.10.3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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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서 활동 중인 테너 김재형(33)이 ‘살인적인 일정’에 도전한다. 7일부터 1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베르디 오페라 <돈 카를로> 의 타이틀롤을 맡아 4회 공연을 혼자 이끌게 된 것이다. 무대를 기획ㆍ제작한 예술의전당측은 김재형과 함께 돈 카를로 역으로 캐스팅한 테너 리처드 마지슨이 뚜렷한 이유없이 입국을 미루자 김재형 단독 캐스팅으로 방향을 틀었다. 돈 카를로를 제외한 4명의 주인공은 모두 더블 캐스팅이다.

베를린국립극장에서 <카르멘> 공연을 마치고 지난달 18일 귀국해 연습 중인 김재형은 자신 있다는 표정이었다. “다른 작품이라면 엄두도 못냈겠지만 <돈 카를로> 여서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어요. 무대를 혼자 쓸 수 있으니 오히려 편안할 것 같아요.” 그는 유럽에서 돈 카를로 역을 40여회나 소화한 경험이 있다. 그 사이 오페라의 바탕이 된 프리드리히 쉴러의 원작 <스페인 왕자 돈 카를로스> 뿐 아니라, 역사적 배경과 실존 인물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다.

돈 카를로는 아버지 필립보 5세에게 약혼녀를 빼앗기고 정치적으로도 대립하다 결국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캐릭터. 왜 그렇게 돈 카를로 역을 많이 했을까.

“남들이 하기 싫어해서 제게 기회가 많이 온 것 같아요. 난폭하고 우유부단한 성격에 멋진 아리아도 없어서 빛을 보기 힘든 역할이죠. 하지만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가끔은 ‘미쳤구나’ 하는 느낌이 들 만큼 깊이 몰입하게 됩니다.” 독일 언론은 그에게 ‘강하면서도 아름다운 소리를 지닌, 플라시도 도밍고의 뒤를 잇는 돈 카를로’라는 극찬을 보냈다. 그는 “<돈 카를로> 는 질리지 않는 음악과 반전이 있는 드라마가 매력적인 작품”이라며 “다섯 인물의 얽히고설킨 관계와 심리 묘사가 드라마 <주몽> 보다 흥미롭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카르멘> <코지 판 투테> 등을 통해 국내 오페라계의 스타로 떠올랐던 김재형은 뮌헨 ARD 콩쿠르 입상을 계기로 1999년 유럽 무대로 진출, 현재 독일 비스바덴극장 주역 가수로서 유럽의 주요 오페라 극장 무대에 서고 있다.

내년 시즌에 파리국립오페라, 취리히오페라, 베를린국립극장 등 유명 극장의 초청을 받은 상태인데, 뮌헨국립극장에서는 또 <돈 카를로> 를 한다. 국내 오페라 출연은 2003년 <라 트라비아타> 이후 3년 만이다. 연출가 이소영은 “3년 전 김재형씨를 보면 저절로 미소가 나올 만큼 마음을 빼앗겼는데 그간 한 단계 더 발전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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