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근로자 평균 연봉인 2,880만원을 벌어들인 월급쟁이 A씨. 물려 받은 돈이 전혀 없는 A씨가 허리띠를 졸라매서 아끼고 아낀 돈으로 서울 시내에 집을 장만하려면 몇 년이나 걸릴까.
분석결과 A씨가 한해 최저생계비(1,360만원)만 쓰고 나머지 수입 모두(1,520만원)를 저축한다고 해도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68.5년이 걸리는 것으로 계산됐다. 20년 동안 같은 연봉을 받는 월급쟁이로 생활한다고 가정할 때 3대에 걸쳐 벌어도 강남구 아파트를 구입할 수 없다는 뜻이다. 계산대로라면 23년 동안 3대가 꼬박 일을 해야 겨우 1채를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했을 때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구입하는데도 61.6년이 걸렸다. 송파구는 49.9년, 용산구는 49.6년, 양천구는 41.0년이 걸렸다. 서울 24개 구 중 13개 구가 평균 근로자 월급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20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속연수 20년을 채우지 못하는 근로자는 이 지역에서 평생 아파트 구입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31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의 재경부 국정감사 질의자료에서 “일반 서민들에게 강남 아파트는 그림의 떡”이라며 이와 같은 계산 결과를 공개했다. 실제 전국 아파트 평균가격은 2002년 1억5,300만원에서 올해 9월 2억2,500만원으로 오른 데 비해, 서울 강남구는 5억4,900만원에서 10억4,300만원으로 올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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