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가난을 벗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고 꾸준히 저축했습니다.”
31일 제43회 저축의 날을 맞아 최고 영예인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은 농민 하사용(77ㆍ사진)씨는 시상식 후 상기된 표정으로 저축의 중요성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가난한 시골 농가에서 태어나 초등학교조차 중퇴할 만큼 어렵게 자란 하씨는 고물장사 엿장사 머슴살이 등을 하며 번 돈으로 저축을 시작, 현재 예금통장만 약 300개 가지고 있는 억척 저축왕이다. 그가 저축을 바탕으로 조금씩 사 모은 전답은 현재 1만평에 이른다. 하씨는 “움막집을 짓고 살던 시절 목표가 땅 1만평을 갖는 것이었는데, 2000년에 그 꿈을 이뤘다”고 말했다.
형편이 나아진 후에도 하씨의 저축 열정은 조금도 식지 않았다. 15년 전부터는 매일 인근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을 돌며 쓰고 버린 종이컵을 모으고 그 컵에 채소 모종을 키워 판매한 돈을 꼬박꼬박 저축하고 있다. 15년간 모은 종이컵이 약 100만개, 이를 이용해 판매한 채소 모종 농사 수익금 저축액이 4,000만원에 달한다. 하씨는 이 돈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쓸 계획이다.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저축의 날 시상식에서는 하씨 외에도 영화배우 김래원 김원희씨등 저축 유공자 100명(4개 학교 포함)이 훈ㆍ포장 및 표창을 받았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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