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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의 장막' 뛰어넘은 대작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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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竹의 장막' 뛰어넘은 대작을 만나다

입력
2006.10.31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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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오싱젠(高行健ㆍ66)의 대표작들이 연극으로 소개된다. 극단 반도는 <생사계> <버스정류장> <절대 신호> 등 비록 사회주의체제 아래였지만, 자유와 실험의 이정표를 굵직하게 찍은 일련의 문제작을 올린다.

가오싱젠은 문화대혁명 아래의 중국에서 자신의 작품이 불태워지는 등 이념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른 작가. 이번에 공연되는 <절대 신호> 는 브레히트, 베케트, 아르토 등 서구 작가들에게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져 큰 성공을 거뒀으나, 이듬해 <버스정류장> 에서는 “서양문화와 공모한 정신 공해”라는 당국의 비난에 직면했다. 하지만 프랑스로 망명한 그에게 프랑스 정부는 1998년 문화예술훈장을 수여했고, 이는 노벨문학상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

버스를 기다리는 인간 군상을 그린 <버스정류장> , 열차안 강도 사건을 소재로 한 <절대 신호> 등 구체적 현실을 배경으로 한 작품과 달리, <생사계> 는 선(禪)의 경지를 넘나드는 무대가 인상적이다. 무대 바닥에 가득 깔린 황토,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 등 초현실적 분위기에다 거울에 반사되는 이미지 덕에 아비뇽 연극제에서 극찬을 받았던 작품이다.

극단 반도는 2002년 <절대 신화> 를 국내 무대에 올려, 이 작가의 작품에 처음으로 도장을 찍은 바 있다. 극단 대표이자 연출가인 주요철씨는 “작가의 데뷔작이자, 가장 이해가 쉬운 작품을 다시 관객들에게 보일 수 있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주씨는 “파리를 주요 활동 무대로 삼으면서도 동양사상의 본질에 접근한 작가의 무대를 통해, 영혼의 고향으로 회귀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11월 14~19일 대학로극장. 화 오후 7시30분, 수~토 4시 7시30분, 일 3시 6시.

한편 <버스정류장> 은 서경대 예술대학장인 임경식씨가 연출한다. 김영 김동찬 등 출연. (02)3672-2091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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