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일상적 체취 속에 은은히 풍기는 비누냄새와 같은 존재가 되겠다.”
안경환(58) 서울대 법대 교수가 30일 국가인권위원회 제4대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안 신임 위원장은 인권위가 최근 현실을 무시한 독선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시작부터 ‘헌신’을 강조했다. 그는 “인권위가 전향적 자세를 유지하되 시대가 요구하는 역할에 합당한지, 현 시점에서 너무 앞서 나가는 것이 아닌지 되짚는 과정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인권의 기치를 드높이되 국가와 사회의 보편적 관념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고 다른 국가기관과의 협력 확대를 다짐했다.
또 논란을 빚고 있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해서는 “북한 역시 국제인권조약의 당사자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인권위에 주어진 권한 내에서 생산적이고 심도 있는 토의를 통해 관심을 표명하겠다”고 말해 이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이를 통해 인권위의 성과를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고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를 선도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안 위원장은 조영황 전 위원장의 사퇴 과정에서 불거진 내부 갈등을 의식한 듯 “민주주의는 다양한 의견을 한자리에서 조정하고 타협하는 장”이라고 전제한 뒤 “위원장은 개인적 소신을 드러내기보다 위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경남 밀양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샌타클래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7년부터 서울대 법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한국헌법학회 회장,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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