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6ㆍ나이키골프) 특유의 뚝심이 빛났다. 박빙의 선두 속에서도 흔들림없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탱크 축소판’의 사각형 신무기 드라이버를 장착한 최경주가 PGA투어에서 시즌 첫 승이자 통산 4승째를 올렸다. 4승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다승이다.
최경주는 3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베이의 웨스틴 이니스브룩골프장(파71ㆍ7,295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크라이슬러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4언더파 67타로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공동 2위인 브렛 웨터릭, 폴 고이도스(이상 미국)를 4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전신인 2002년 탬파베이클래식에서 생애 2승째를 일궜던 최경주는 4년 만에 이 대회 정상을 되찾았다. 우승은 지난해 10월 크라이슬러클래식 이후 꼭 1년만이다.
최경주는 우승 상금 95만4,000달러를 받아 상금 랭킹 68위에서 26위(226만7,348달러)로 껑충 뛰어 올랐다. 이로써 최경주는 상금랭킹 30위까지 출전권이 주어지는 시즌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에 나서게 됐다. 또 2002년, 2004년에 이어 세번째 한 시즌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올해 개인 최다 상금 기록도 세웠다. 통산 상금은 1,145만달러.
특히 최경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선두로 나선 4개 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연결, 최종일 ‘역전불허’의 명성을 잇는 ‘승부사’ 기질을 발휘했다.
아시아 현역선수로 똑같이 3승을 기록하고 있던 마루야마 시게키(일본)를 따돌린 최경주는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4승을 올려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내년에는 메이저대회 정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모양이 이상한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를 들고 나온 최경주는 “2주전부터 사용한 SQ스모스퀘어라는 신제품인데 심리적으로 안정되고 방향성과 비거리가 좋아졌다”면서 “어니 엘스가 ‘참치캔에 샤프트를 달아놓은 것 같다‘고 말하는 등 선수들이 계속 놀려댔다”고 전했다.
2위 그룹에 1타차 박빙의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최경주는 1번홀(파5) 이글로 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드라이버 티샷에 이어 3번우드로 친 두번째 볼을 홀 7m 지점에 떨군 뒤 짜릿한 이글 퍼트를 성공시킨 것. 최경주는 3번홀(파4) 보기, 4번홀(파3) 버디, 5번홀(파5) 보기로 흔들렸지만 이후 보기없이 버디 3개를 보태 낙승했다.
최경주를 1타차 공동 2위로 추격하던 ‘황태자’ 엘스는 이날 오히려 1타를 잃어 공동 6위(7언더파 277타)로 밀렸다.
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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