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0년 만에 유통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유통사업 분야인 분당 삼성플라자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인 삼성몰을 매각키로 하고, 막바지 매각협상을 진행중이다.
삼성플라자 인수의사를 밝힌 업체는 애경, 현대아아파크몰, 삼성태스코 등 3사이며 이중 애경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은 금주 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양해각서를 교환할 계획이다. 매각금액은 5,600억~5,700억원 정도이며, 고용을 100% 승계하는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 삼성플라자는 지난해 5,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려 전국 백화점 단일점포 매출순위 5위권 내에 든 ‘알짜점포’ 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삼성플라자는 분당에서 확실한 기반을 갖고 있으며 판교신도시 등의 입주가 예정돼 있어 유통을 핵심사업으로 키우려는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인수의사를 표시해왔다”며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지난 주 직원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인수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애경은 지난해 백화점과 면세점(A.K.)을 포함, 5,000억원대의 유통분야 매출을 올렸다. 분당 삼성플라자를 인수할 경우 유통분야의 매출이 지금보다 2배 이상 신장해, 1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은 1990년대 중반 신세계가 그룹에서 독립한 뒤, 독자적으로 유통사업에 진출했다. 자동차와 함께 삼성의 미래 신규주력사업, 이른바 ‘신수종(新樹種)사업’의 일환으로 야심차게 추진됐다. 1996년 명동에 패션전문몰인 ‘유투존’ , 97년 분당 삼성플라자, 99년엔 영국 테스코사와 합작으로 할인점(홈플러스)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지난해말 유투존 사업을 접었고, 홈플러스 지분은 잇딴 증자불참으로 현재 10%대로 떨어졌으며, 올 상반기에는 물류사업회사 HTH의 지분을 CJ GLS에 매각하는 등 순차적으로 유통사업에서 발을 빼왔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분당 삼성플라자는 수익이 높은 알짜점포이나 삼성물산의 주력사업인 건설 및 상사부분과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적정한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자만 나오면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며 “애경도 유통분야의 볼륨을 크게 키울 수 있어 양측에 모두 도움이 되는 ‘윈윈’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사업 매각과 관련해 직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이날 오전 대책회의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플라자 한 관계자는 “고용을 승계한다고 하지만 이미 일부에서 희망퇴직 제안이 나오고 있는데다 고용을 보장한다 해도 임금 수준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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