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소진권의 초등 논술 길라잡이] (4) 논제와 제시문 바르게 이해해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소진권의 초등 논술 길라잡이] (4) 논제와 제시문 바르게 이해해야

입력
2006.10.29 23:55
0 0

대부분의 논술 문제는 논제와 제시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의 문제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가)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

(나)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다) 벽에도 귀가 있다.(외국 속담)

※다음 제시문 (가) ~ (다)가 공통으로 가진 뜻은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여러분의 의견을 논술하시오.

위에서 ‘다음 제시문---’가 논제이고, (가)~(다)를 제시문이라고 합니다. 위의 문제를 논술하려면 우선 논제가 무엇을 논술하라는 것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위 문제에서는 (가)-(다)가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주제가 무엇인지를 찾아 그 주제에 맞게 의견을 논술하라는 것입니다. 위에서 논제의 뜻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제시문들의 공통 주제를 찾기란 초등학생들에게는 쉽지 않습니다.

논술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논제와 제시문을 바르게 파악하는 일인데 그런 능력을 이해력이라고 합니다. 이해를 잘못하여 쓴 예를 볼까요?

‘요즘 세상은 무섭다. 과학이 발달하다 보니까 이제는 새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쥐도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고 한다. 또 벽에도 귀가 있다니 정말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한다.’

말을 조심해서 하자는 내용은 바르게 주장한 것이나 새와 쥐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기 때문이라고 한 근거는 잘못된 것이지요. 그래서 논제와 제시문의 뜻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논술하는 방향도 비뚤게 됩니다. 논제와 제시문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이처럼 중요합니다.

이해력을 기를 수 있는 제재들이 국어 교과서에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4학년 국어에 ‘반대로만 하는 아들’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에 언제나 반대로만 하는 아들이 있었는데, 위급한 상황에서도 반대로 행동하여 목숨을 잃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의 주제는 ‘어려서부터 습관을 바르게 들이자.’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찾은 주제는 ‘아버지의 말씀을 잘 듣자.’입니다. 주제에서 크게 벗어나게 쓴 것은 아닙니다만, 글을 실은 사람이 생각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입니다.

그러면 이해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해력을 길러줄 수 있는 제재를, 가르치는 방법이 잘못되어 이해력을 길러주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여러 번 읽어도 주제를 찾지 못하는 경우, 주제를 알려준 후 그 까닭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방법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와 같은 학습 지도 방법은 아이에게는 매우 친절하여 보이나 이해력을 길러주지는 못합니다.

그러므로 이해력을 길러주려면 반복하여 읽으면서 글의 내용을 완전히 파악한 다음 주제를 말하게 해야 합니다. 찾은 내용을 보고 주제와 거리가 멀면 약간의 힌트를 주고 다시 찾게 합니다. 이런 방법으로 바른 주제를 찾을 때까지 반복하여 주제를 찾게 합니다. 처음에는 어려워할지라도 이런 방법으로 지도를 해야 이해력이 향상됩니다.

평소에 자녀의 이해력을 길러줄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우화나 동화를 읽게 하고 어떤 뜻을 담고 있는지를 파악하여 말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 때 사용할 도서는 자녀의 이해력이 어느 정도 되는가를 파악하여 자녀의 이해 수준에 알맞은 책을 선택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욕심을 부려 너무 수준 높은 내용을 이해하기를 강요하면 자녀는 아예 이해 자체를 거부하게 됨을 명심해야 합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