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년간 숱한 중국 시인 묵객들로부터 찬탄을 받아온 둥팅(洞庭)호가 100년 후 사라질 지 모른다는 경고가 나왔다.
후난(湖南)성 둥팅호수리공정관리국의 류광웨(劉光躍) 국장은 “모래 등의 침적으로 100년 후에는 둥팅호가 책에서나 기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후난성과 후베이(湖北)성 경계의 양쯔(揚子)강 하류에 자리잡은 둥팅호는 한때 중국 최대의 담수호였으나 양쯔강과 인근 4개 하천에서 유입되는 진흙 모래 등 퇴적물로 수역이 축소되는 바람에 이제는 장시(江西)성 동쪽 포양(鄱陽)호에 이어 제2의 담수호가 됐다.
둥팅호에는 샹(湘)강, 위안(沅)강, 리수이(麗水), 쯔수이(資水) 등 4개 하천이 남쪽과 서쪽에서 흘러 들고 홍수기에는 쑹쯔(松滋), 타이핑(太平), 어우츠(藕池), 탸오셴(調弦) 등 4개 수로를 통해 양쯔강 물이 유입된다. 이들 하천과 수로를 통해 진흙과 모래가 유입되고, 인근 주민들의 토지간척으로 인해 가장 넓었을 때 수면 넓이가 6,000㎢에 달했던 둥팅호는 1950년대초 4,350㎢로 줄었고 현재는 2,625㎢에 불과하다. 1951년부터 1978년까지 27년 동안 둥팅호에 침적된 진흙과 모래는 약 27억㎥에 이른다.
일부에서는 양쯔강 상류에 세워진 싼샤(三峽)댐이 양쯔강 모래와 진흙 운반의 60% 가량을 막아 둥팅호의 침적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실제로 지난해 둥팅호 침적 모래 및 진흙량은 1,400만톤으로 과거의 연 평균 침적량 1억1,400만톤에서 무려 1억톤이 감소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둥팅호의 수면 축소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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