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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해병대 첫 사단급 단독 상륙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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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군 해병대 첫 사단급 단독 상륙훈련

입력
2006.10.27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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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격 앞으로!”

27일 경북 포항시 송라면 독석리 해안. 퇴락한 횟집 하나와 해송 몇 그루만 서 있는 한적한 바닷가가 갑자기 전장(戰場)으로 변했다. 귀를 찢는 포탄 소리와 자욱한 연막을 뚫고 귀신 잡는 해병 8,000여명이 이곳에 상륙했다.

해병대는 20일 시작된 사단급 합동상륙훈련의 마지막 일정으로 이날 1만여명의 병력이 참가한 가운데 상륙훈련을 실시했다. 사단급 합동상륙훈련은 한국군에서 처음으로 실시됐다.

오전 8시 훈련이 시작되자 해안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상륙함(LST) 5척에서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들이 진수하기 시작했다. 56대의 상륙장갑차는 해상에서 7겹의 일자진(一字陳)을 만든 뒤 뭍을 향해 파도처럼 돌진해 왔다. 희미하게 보이던 상륙장갑차가 사정권에 들어오자 대항군(가상 적군) 역할을 하는 해변의 육군 K-1전차들도 불을 뿜기 시작했다.

전차포 사격의 포연과 연막탄으로 해변이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변할 무렵, 연막을 뚫고 상륙장갑차 1파(派ㆍ공격 대열)가 수면 위로 위용을 드러냈다. 상륙장갑차의 육중한 캐터필러(무한궤도 바퀴)가 굉음을 내며 구를 때마다 고운 자갈이 깔려 있는 해변에 깊은 고랑이 패였다.

2파, 3파, 4파…. 순식간에 상륙장갑차 부대는 해안침투를 완료하고 완전무장한 해병대원들이 함성을 지르며 뛰쳐나왔다. 서동성(해병 1사단 7연대) 일병은 “캄캄한 바닷물 속에서 출렁일 때 두려운 마음도 있었지만 상륙장갑차의 문이 열리고 땅을 밟으니 나도 모르게 힘이 솟아 난다”며 K-2소총을 그러쥐었다. 오재석 일병은 “의미 있는 훈련에 참가하게 돼 기쁘다”며 “어떤 임무가 주어지더라도 반드시 완수해 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늘에서도 공격이 감행됐다. 해상 침투와 동시에 공중강습 병력을 태운 C-130 전술기와 UH-60 CH-47 헬기 등 항공기 40여대가 까맣게 하늘을 뒤덮으며 대항군의 혼을 빼놓았다. 해병대는 1파가 상륙한 지 채 30분도 안 돼 이날 목표인 운포항과 107고지 일대를 완전히 장악했다. 해변 장악이 끝나자 해군의 LST 성인봉함이 해변에 접안, K-1전차와 5대와 추가병력을 내려 놓으며 이날 훈련의 대미를 장식했다.

사단급 합동상륙훈련은 그동안 주한미군의 도움을 받아 해 왔으나 이번에 1949년 해병대 창설 이후 최초로 단독 실시했다. 특히 LST는 물론, 아시아 최대 규모(1만4,000톤급)의 대형 수송함(LPH)인 독도함, K-1전차, CN235수송기 헬기 등 육ㆍ해ㆍ공군 전력의 효율적인 통합운용능력을 시험한 훈련이기도 하다.

포항=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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