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초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할 예정이던 존 볼튼 유엔 주재 미국대사가 방한 일정을 취소했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최근 볼튼 대사측으로부터 갑작스러운 일정이 생기는 바람에 한국 방문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볼튼 대사는 대학의 강연초청을 받아 일본을 방문하는 길에 한국을 들러 반 장관과 유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아울러 대북 강경파인 볼튼 대사가 우리측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확대를 압박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때문에 외교부는 내심 볼튼 대사의 방한이 자칫 PSI 참여확대에 대한 국내 논란을 불 붙일 수 있다는 걱정을 해왔다.
볼튼 대사는 지난해 말 국무부 국제안보ㆍ비확산 담당 차관으로, 한미협의를 통해 우리측의 PSI 부분참여를 이끌어낸 당사자다. 일각에서는 볼튼 대사가 PSI 논란 확산을 우려하는 우리측과의 교감 아래 방한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 핵 문제가 다뤄질 예정이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도 방문도 취소한 것으로 안다”며 “PSI 논란 확산에 대한 부담 때문에 방한을 연기했다는 것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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