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개혁 성향 초선 의원 모임인 ‘처음처럼’을 주도하고 있는 민병두 의원은 26일 “당 소속 의원 가운데 현재의 우리당으로는 어려우므로 당 해체와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의원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의원 23명이 참여하고 있는 ‘처음처럼’은 이날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 새롭고 폭 넓은 세력 연대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당 홍보기획위원장도 맡고 있는 민 의원은 “내년 3월까지는 신당을 창당한 뒤 오픈프라이머리(완전개방형 국민경선제)를 통해 대통령후보를 선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_우리당이 10ㆍ25 재보선에서 참패했는데.
“민생개혁 과제 이행이 불충분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국민이 바라는 민생 개혁을 위해 새로운 연대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_새 연대세력을 구축하자는 것은 신당을 창당하자는 것인가.
“단순히 민주당이나 고건 전총리와 연대해서는 국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 인물 중심의 통합이 되거나 ‘도로 민주당’이 돼서는 안 된다. 민주 대 반(反)민주, 개혁 대 반개혁 구도는 시대적 소임을 다했다. 앞으로는 평화ㆍ복지 세력과 (대북) 봉쇄ㆍ개발 세력의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다. 평화ㆍ복지라는 시대 정신에 동의하는 정치권 인사들뿐 아니라 시민사회세력까지 폭 넓은 연대가 돼야 한다. ”
_어떤 수순으로 정계개편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
“이르면 12월,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정계개편 추진을 위한 전권을 위임 받는 새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우리당 기득권을 포기하고 늦어도 내년 3월까지는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 ”
_당내에는 여러 가지의 정계개편론이 있는데.
“ 우선 새 지도부를 구성한 뒤 질서 있게 신당을 창당하자는 ‘처음처럼’과 같은 주장이 있고, 또 제3지대에서 인물 중심으로 헤쳐 모여식 통합신당을 만들자는 주장이 있다. 친노세력은 정계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하고 ‘도로 민주당’ 식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
_신당을 창당할 경우 노 대통령이 참여하는 게 바람직한 지 여부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는데.
“당 밖에는 노 대통령을 빼고 조속히 헤쳐 모이자는 주장이 많은데 당 안에는 여기에 동조하는 움직임과 노 대통령의 자산과 부채를 계승하자는 두 가지 흐름이 있다. 정계개편 추진 단계부터 노 대통령을 배제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큰형님이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는다고 큰형을 족보에서 뽑아낸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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