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로 맞선 상황에서 맞은 3차전의 의미는 매우 컸다. 시리즈의 분수령이 된 경기였던 만큼 양팀이 사력을 다한 것은 당연했다. 이긴 삼성은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패한 한화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승부는 연장 12회에 가서 갈렸지만 1회 공격에서 양팀이 제대로 득점을 못했던 게 결과적으로 연장전을 초래했다. 삼성은 상대 실책 등으로 만든 찬스에서 1점밖에 얻지 못했고, 한화는 2사 만루에서 득점에 실패한 게 아쉬웠다.
8회말 권오준이 김태균에게 홈런을 맞은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오승환이 심광호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한 것은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 오승환은 페넌트레이스 때와 마찬가지로 힘으로 밀어붙이는 승부를 했는데 포스트시즌인 점을 감안하면 좀더 코너워크에 신경을 써야 했다. 어쨌든 이 홈런은 앞으로 오승환이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왼손 강속구 투수인 권혁이 이번 한국시리즈의 ‘키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권혁은 11회말 2사 1ㆍ3루서 데이비스를 삼진으로 잡으면서 분위기를 삼성쪽으로 가져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박진만이 친 타구를 한화 2루수 한상훈이 잡아 홈으로 던졌는데 전진수비를 펼치고 있던 우익수에게 맡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는다. 역동작에서 던지는 2루수보다는 달려 들어오면서 던지는 우익수가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화로서는 구대성이 4이닝이나 던졌기 때문에 4차전 등판이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4차전 선발 류현진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이번 시리즈가 단기전이 될 수도, 장기전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MBC 해설위원 허구연 관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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