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에 임명된 인명진(61) 구로 갈릴리교회 담임목사. 무엇보다 성직자가 정당 당직을 맡은 것이 화제다. 인 목사는 “나는 한나라당에 영입된 게 아니라, 당 윤리를 바로잡는 일에 대해 외주를 받은 것”이라며 “목사가 원래 사람들 똑바로 살게 하는 전문가 아니냐”고 했다. 윤리위원장은 무보수 당직이다.
인 목사는 1970~80년대 민주화ㆍ노동 운동으로 네 차례 옥고를 치르고 87년 6월 항쟁 때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을 지낸 재야 운동권 출신. 이런 그가 한나라당에 들어간 것을 어색해 하는 시각도 있다. 인 목사는 이에 대해 “소금은 썩어가는 곳에 정말로 필요하다”며 “한나라당과 똑 같은 사람만 들어가는 한나라당은 영원히 구제 불능일 것”이라고 했다.
인 목사는 “한나라당이 바로 서야 나라가 산다”고 했다. 그는 “내가 재야 운동을 할 땐 그래도 야당이 희망이었지만, 지금은 여당은 말 할 것도 없고 야당마저 마음에 들지 않으니 국민들이 더욱 절망한다”면서 “야당이 사랑과 신뢰를 받는 것이 백성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길이라고 생각했기에 욕 먹고 이미지 훼손될 것 각오하고 윤리위원장을 맡았다”고 말했다.
인 목사는 당 윤리위 징계 방식부터 뜯어 고칠 생각이다. 인 목사는 “분노한 국민에게 출당이나 당원권 정지가 무슨 의미냐”면서 “한나라당이 입이 아닌 몸으로 반성할 수 있도록 사회 봉사 제도를 도입하고, 특히 모든 사안마다 강재섭 대표에게도 벌을 주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국회의원들에게 호통도 치고 때로는 타이르기도 하겠지만, 희망이 영 없어 보이면 언제라도 보따리를 싸서 나올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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