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 공사 구간인 경북 경주시 내남면 덕천리 유적에서 신라의 태동 비밀을 풀 수 있는 사로국 시대의 대규모 유적이 확인됐다. 사로국은 진한 12국 가운데 경주에 위치했던 소국으로 신라의 모체이다.
영남문화재연구원(원장 이백규)은 24일 이 일대를 조사한 결과 목관묘 11기, 목곽묘 122기, 옹관묘 65기, 토광묘 2기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또 말과 호랑이 모습을 본뜬 청동제 허리띠 장식인 마형대구(馬形帶鉤)와 호형대구(虎形帶鉤) 각 1점, 오리모양 토기(鴨形土器) 등의 유물 2,000여 점이 출토됐다. 이외에도 청동기시대 유적 29기, 삼국시대 이후 도로 유적 등 총 300기에 이르는 유적과 2,347점의 유물이 확인됐다.
조사단은 “대규모 유적이 확인됨에 따라 일부 유적 범위 및 중요 유구에 대한 보존 방안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원삼국시대(초기삼국시대)의 대규모 분묘군으로 확인된 덕천리 유적은 1~3세기 초기 신라의 형성과정과 문화상을 이해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특히 다수의 오리모양 토기와 마형대구, 호형대구는 피장자의 신분을 과시하는 위세품(威勢品)으로서 덕천리 유적의 정치적 지위를 파악하는 단서가 된다”고 덧붙였다.
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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