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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추위 복병' 에 떠는 마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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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추위 복병' 에 떠는 마운드

입력
2006.10.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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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한국시간)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는 디트로이트의 좌완 선발 케니 로저스(42)의 부정 투구 여부를 놓고 파문이 일었다. 경기를 중계하던 폭스 TV가 1회 로저스의 왼쪽 엄지에 얼룩이 묻어 있는 것을 클로즈업한 것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로저스가 2회부터 이물질을 제거한 후 마운드에 올랐고, 세인트루이스의 토니 라루사 감독도 크게 어필하지 않아 경기 중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다. 8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피칭으로 월드시리즈 최고령 승리 투수가 된 로저스는 경기 후 “로진과 진흙이 범벅이 돼 이물질로 보였을 뿐이다”고 밝혔다.

로저스가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만약 이물질을 바르고 부정 투구를 했다면 날씨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날 2차전이 열렸던 디트로이트의 날씨는 두터운 외투를 입고도 추위를 느낄 만큼 쌀쌀했다.

기온이 크게 떨어지면 마운드에 있는 투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릴리스 포인트를 잡는 데 어려움을 겪어 공이 높아지며 제구력이 흔들리게 된다. 그래서 투수들이 컨트롤을 잡기 위해 손에 끈적끈적한 송진 같은 이물질을 바른다는 것이다.

이날 오후 6시부터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렸던 대구 구장으로 무대를 옮겨 보자. 경기 초반 한화 타선을 무피안타로 틀어 막았던 삼성 외국인 투수 브라운은 4회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에 빠지며 4점을 내주고 강판 당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이 경기 후 “초등학생도 칠 수 있는 공이었다”고 혹평할 정도로 공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3회까지만 해도 낮게 제구 되던 공의 로케이션이 높아졌다는 것은 공을 놓는 위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대구 구장은 디트로이트만큼은 아니었지만 초속 5.6m의 바람이 부는 가운데 섭씨 15.7도까지 수은주가 떨어졌다. 그 동안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졌기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했다.

기상청은 24일 앞으로 당분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과연 떨어진 수은주가 앞으로 남은 한국시리즈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궁금하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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