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향림(45) 볼보자동차 코리아 사장은 ‘사람과 조직은 닮게 된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최고경영자(CEO)다. 수입차 업계 사장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이 사장은 주변에서 ‘볼보 방식대로 업무를 추진해 CEO자리에 올랐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볼보 방식’이란 원칙과 기본에 지극히 충실한 것을 말한다.
자동차 전문가들 사이에서 볼보 브랜드는 안전의 대명사로 통한다. 볼보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도 아니고, 가장 많이 팔리는 차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어떤 차가 가장 안전한가’를 묻는다면 늘 최상위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볼보는 안전벨트의 원조다. 전세계 자동차 업체 가운데 가장 먼저 ‘3점식 안전벨트’를 채택했다. 1959년 내놓은 아마존 모델에 현재 사용되는 것과 똑같은 안전벨트를 도입했다. 1999년 포드가 64억 달러를 주고 스웨덴 볼보그룹에서 볼보자동차를 사들인 것도 ‘안전한 차’라는 볼보의 이미지 때문이다.
볼보가 안전이란 원칙에 충실한 것처럼, 이 사장은 언제나 최선을 다하자는 원칙을 지킨다. 그는 “볼보코리아 사장이 된 뒤 ‘성공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받지만, 사실 별다른 게 없다”고 말했다. “그저 열심히 최선을 다했던 것 밖에는 없다”고 설명했다. 보고서 하나에도 최선을 다하고, 언제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늘 멀리 보려고 노력했던 게 결실을 맺어 CEO 자리에 올랐다는 것이다.
1984년 이화여대 생물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그 동안 줄곧 바쁘게 살아왔지만, 올해 가을은 유달리 바쁘다. 볼보의 야심작인 최고급 세단 ‘올 뉴 S80’을 이 달 초 선보였고, 24일에는 쿠페 겸용 하드톱 컨버터블인 ‘올 뉴 C70’을 출시하기 때문이다. ‘올 뉴 C70’은 이탈리아의 차체 제작 전문업체인 피닌파리나와 볼보의 합작품인데, 30초안에 지붕이 뒤 트렁크로 접혀 들어가는 게 특징이다.
이 사장은 “연말에는 안전성과 성능이 뛰어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신형 ‘XC90’까지 공개할 예정이라 내년에나 개인적인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일을 많이 벌린 만큼 올해 목표도 야심차다. 이 사장은 “올해는 공격적으로 신차를 출시해 자동차 라인업을 일신했으며, 볼보 브랜드 이미지도 한층 공고히 했다”며 “올해 판매 목표는 지난해 보다 1.7배 늘어난 2,200대”라고 말했다. 그는 “10월 이후 출시된 신차들은 안전과 스타일 모두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한국에서 호평을 받아 당초 목표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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