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9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탕자쉬안(唐家璇)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추가적인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김 위원장은 또 금융제재 해제 등 이전의 조건을 언급하지 않은 채 “우리도 6자회담에 참석하고 싶다”고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이 직접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뜻과 6자회담 복귀 희망을 밝힘에 따라 향후 2차 핵실험으로 상황이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진 반면, 6자회담 재개 등을 향한 새로운 대화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외교경로를 통해 오늘 낮 중국측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 사실을 통보 받았다”며 “북한측이 어떤 맥락에서 그 같은 입장을 밝혔는지는 즉각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중국 정부 사정에 정통한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핵실험을 당분간 유예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냐, 아니면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냐”는 질문에 “핵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탕 국무위원이 이날 베이징을 방문 중인 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에서 “평양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고 말한 것도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로 복귀시키고 핵실험 이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교적 해법과 방안에 대해 지난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양측간 깊은 대화가 있었다고 전했다.
앞서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영빈관에서 라이스 장관과 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탕 국무위원이 평양에서 6자회담 재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적어도 북한과 중국의 상호 이해를 증진시켰고, 모두가 6자회담을 가능한 한 빨리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리 부장은 “관련국들은 냉정을 유지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며 “(미중) 양국이 북한의 핵실험으로 야기된 위기상황을 외교적 방식으로 해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라이스 장관은 “리 부장과 유엔 결의의 전면적 이행에 관해 논의했고, 북한의 무조건적인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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