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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사격장 총기관리 허술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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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강남 프라이빗뱅킹(PB)센터 권총강도 사건의 용의자 정모(29)씨가 범행에 사용한 총기와 실탄이 일반인들도 쉽게 출입할 수 있는 사격장에서 훔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허술한 사격장 관리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정씨는 18일 오후 9시30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실내사격장에서 글락(GLOCK)9mm 권총 1정과 실탄 22발을 훔쳤다. 경찰은 19일 오후 1시30분께 사격장 업주의 신고를 받고 나서야 권총 도난 사실을 알았다.

특히 사격장 업주가 실탄이 없어진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장부를 조작했지만 경찰은 까맣게 몰랐다가 권총강도 사건이 터지자 부랴부랴 업주를 추궁한 끝에 밝혀냈다. 목동 사격장 업주는 자신이 직접 8발을 쏜 뒤 장부에 30발을 쏜 것처럼 기록해 장부상 실탄 개수와 실제 실탄 개수를 맞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실탄 관리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격장에 대해 월별 분기별로 정기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 업계 종사자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다른 용도로 총과 실탄을 사용할 소지는 남아 있다. 경찰은 탄피의 경우 월 1,2회 점검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총사격장은 6년 전부터 서울 시내 한복판에도 생겨났으며 군대를 다녀온 남성은 물론 여성의 스트레스 해소구로 한 때 큰 인기를 누렸다.

업계 관계자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10발 기준 2만~3만원) 때문인지 지금은 외국인 단체 관광객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나마 외국 손님도 북한 핵실험 사태 때문에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사격장은 정씨의 경우처럼 ‘광고유치’ 등 외부인의 솔깃한 제안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정씨는 “광고회사 직원인데 사격장을 홍보해 일본인 관광객들을 유치해 주겠다”며 사격장 주인을 속였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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