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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어린이가 인지능력 높아" 美 10~13세 대상 뇌 기능 연구서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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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산층 어린이가 인지능력 높아" 美 10~13세 대상 뇌 기능 연구서 드러나…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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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집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고 머리가 나쁘며, 부잣집 아이들은 충동을 잘 억제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린다? 부(富)가 전부는 아니지만, 중산층에 속하는 가정의 자녀들이 성적이 높고 좋은 대학을 가며 결과적으로 계층이 상속된다는 건 사회학적으로 많이 연구된 사실이다. 물려받은 재산과 좋은 교육여건이 있으니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다분히 후천적이고 환경적인 이 요인들이 뇌의 기능에는 어떻게 반영되는지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 계층이 상속되는 인지적 배경을 뇌 과학자들이 탐구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인지과학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마타 패러 교수는 지난달 학술지 <뇌 연구> (Brain Research)에 10~13세의 중산층·하층 가정의 아이들 60명을 상대로 인지력 테스트를 벌인 결과 중산층의 어린이가 인지능력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나이, 성별, 인종, 신체적 건강상태는 모두 비슷했다. 이들의 연구가 지능지수(IQ) 테스트와 다른 점은 측전두엽(작업기억력), 내 전전두엽(보상체계) 등 뇌의 영역별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이었다는 점이다.

특히 가정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가진 뇌 기능은 어휘력 문장력 음운구분 등을 포함한 언어능력과, 기억력이었다. 또한 복잡한 임무가 주어졌을 때 어떻게 이를 계획, 처리할 것인가 하는 인지적 제어능력도 중산층 어린이들이 더 뛰어났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가 ‘가난->뇌 발달의 저해->낮은 인지적 성취도’라는 도식적 결과만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패러 교수는 논문에서 “연구결과 아동기의 가난이 특정한 인지능력을 떨어뜨려서 지능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며, 뇌의 특정 부위와 관련된 인지능력은 오히려 더 적게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팀이 전전두엽의 기능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매우 흥미를 끈다. 전전두엽은 IQ로 대변되는 일반지능과 연관이 있을 뿐 아니라 충동을 제어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일부 사회학자들은 충동을 억제하고 보상을 늦출 줄 아는 능력이 사회적 지위상승에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마시멜로 이야기> 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한 사회학자가 유치원생 아이들에게 달콤한 마시멜로 사탕을 당장 1개를 받을 것인가, 몇 시간 후에 더 많이 받을 것인가를 선택하도록 한 결과, 참았다가 더 큰 보상을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수학능력평가(SAT)에서 높은 성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과연 뇌 기능으로 확인해도 이것이 사실일까?

하지만 보상과 관련한 전전두엽의 기능은 중산층이나 하층 어린이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만약 충동을 잘 억제하고 미래의 보상을 중시하는 경향이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승시킨다는 가정이 사실이라면, 이번 연구결과는 최소한 그 영향이 아동기에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패러 교수 연구팀은 2005년에도 유치원생 아이들을 중산층과 하층 가정에서 30명씩 뽑아 비슷한 실험을 했다. 여기에서 가난한 집의 아이들이 인지능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두 집단 모두 30명 중 23명이 당장 스티커를 받는 것보다 나중에 더 많은 스티커를 받는 ‘지연된 보상’을 선택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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