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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뮤지컬' 엽기·퓨전… 고전의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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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뮤지컬' 엽기·퓨전… 고전의 재탄생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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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래 이야기가 뮤지컬의 날개에 얹혀 재탄생한다. 고대 설화들이 이 시대 재담꾼들의 손을 빌어 포스트모더니즘적으로 변용되고, 전혀 딴 판인 듯 싶다가도 제 줄기를 찾아가니,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뮤지컬 시대가 일궈낸 별난 풍경이다.

“아, 내가 너 이릴 때 얼마나 이쁘게 키웠다고….” 박을 타서 부자가 됐다는 아우의 소식을 들은 놀부가 흥부집에 와서 심술을 부리니, 화초장 한 개는 건진다. 흥부, “아따 형님, 점잖은 양반이 이걸 지고 가십니까?” 다들 아는 이야기인데, 구성이나 전개가 다르다.

화법(話法)이 너무 엉뚱하다. ‘토리’를 되살려 놓은 뮤지컬이다. ‘토리’란 지역마다 고유한 장단과 음빛깔을 지닌 방언 체계. 놀부 엔터테인먼트의 <놀부 사인방> 은 객석에 즐거운 혼란의 시간을 제공한다.

박을 타서 낭패에 처한 놀부가 과거를 뉘우치고 새 사업을 구상하는 사이, 흥부의 막대한 재산을 노린 가짜 놀부가 세 명이나 등장하면서 무대는 혼란스러워진다. 만화풍의 그림들이 시시각각 바뀌는 스크린, 국악적 록 등 다양한 표현이 가세한다. 무대 왼쪽에서 시종일관 타악기를 연주하며 추임새를 돋우는 고수(이인권)의 존재는 판소리 공연의 변형이다.

2001년 극단 아리랑의 <정약용 프로젝트> (연출ㆍ극작 김만중)로 첫 선을 보인 토리극은 문화관광부로부터 전통 연희 개발 장르로 선정되는 등 한국 공연계에 새로운 가능성으로 평가 받았다. 이 무대는 제작진의 부탁을 받은 김만중 씨의 작업으로 빛을 보게 됐다. 정호근 서현선 등 출연. 11월19일까지 문화일보홀. 화~금 오후 8시, 토 2시 8시, 일 3시 6시.(02)794-0963

이번에는 파임커뮤니케이션즈의 <인당수 사랑가> . <심청전> 과 <춘향전> 이 퓨전해 애절한 사랑 이야기로 거듭났다. 2002년 초연 이후 전국을 유랑한 인기 무대다. 원래 판소리 색채가 짙었으나 소극장으로 오면서 또 한번 변신했다.

몽룡과 춘향의 사랑 장면 등에 맞춰 작곡가 신경미 씨가 만든 퓨전 국악풍의 신곡 8곡이 빛난다. 연출가 최성신 씨는 “소극장에 맞는 변형을 시도했다”며 “손인형을 구사하는 등 보다 정교한 연기술을 배우들에게 요구하면서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극적 상상력의 지평을 넓혔다”고 말했다. 그는“한국적 연극 만들기의 대가인 오태석 씨의 극장 아룽구지에서 공연하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남문철 구자승 등 출연. 11월2~12월10일. 화~목 오후 7시30분, 금 토 4시 7시 30분, 일 4시. (02)762-9190

장병욱기자 aje@hk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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