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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첫날 협상 1시간만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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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첫날 협상 1시간만에 중단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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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첫날인 23일 상품ㆍ무역 분과 협상에서 미국측이 제시한 양허(개방)안에 대한 양국간의 현격한 의견 차이로 협상이 1시간 만에 중단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또 협상장 밖에서는 한미 FTA를 반대하는 농민 등 시위대 1만 여명이 육지와 해상에서 격렬하게 시위를 펼치며 경찰과 대치하는 등 제주 일대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김종훈 한국측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 등 양국 협상단은 이날 제주 서귀포 신라호텔에 마련된 협상장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4차 협상을 개시했다. 그러나 상품ㆍ무역 분과 협상에서 미국측이 제시한 공산품에 대한 양허안이 기대수준에 못 미쳐 한국측이 추가적인 수정안 제출을 요구했으나 미국측은 이에 난색을 표명해 협상이 중단됐다. 김종훈 한미FTA 수석대표는 “상품분과 협상은 오전 중 1시간 만에 중단됐고 오후에는 열리지 못했다”며 “내일 예정된 협상 스케줄도 미국과의 사전조율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품분과 협상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커틀러 수석대표는 첫날 회의 직후 브리핑을 갖고“최근 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이 기존에 갖고 있던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을 더욱 확고히 하는 데 일조했다”며 “한미FTA는 한국과 미국 영토 내에서 생산되는 제품에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협상장 밖에서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원정시위대와 제주 농민 등이 협상저지를 위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 소속 농민들과 범국본 등 반(反) FTA 단체는 중문컨벤션 센터 앞에서 한미 FTA 4차 범 국민대회를 열고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 협상단은 미국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다.

이날 협상은 상품과 자동차, 의약품, 농산물, 섬유 등 12개 분과에서 열려 각 분과별로 서로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첫날 협상을 마쳤다. 그러나 이는 개성공단이 한미 FTA 협상 의제가 될 수 없다는 미국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지만, 북핵 문제라는 정치적 이슈가 한미 FTA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로 파악돼 파장이 예상된다.

시위대는 이어 협상장인 신라호텔로 진입을 시도하다 저지하는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50여명이 바다로 뛰어들어 반대편 방파제로 건넜고 이 중 30여명은 중문해수욕장을 통해 협상장인 신라호텔로 진입을 시도, 백사장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위대는 밤이 깊어지자 성천포구 방파제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다.

서귀포=장학만기자 local@hk.co.kr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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