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는 북한 핵실험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도 북핵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에 대해 ‘포지티브(긍정적)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KT&G 주최로 16~1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선진자본시장 세미나’에서 리먼브러더스와 무디스 등은 이같이 밝혔다.
리먼브러더스의 테오도어 루즈벨트 대외담당 대표는 세미나에서 “과거에도 (북핵은) 심각한 문제로 인식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잘 협의가 돼 왔다”며 “단기적으로 혼란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글로벌 투자자금에 따라 북핵 리스크에 대한 다양한 포지션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한 방향으로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 증시의 미래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핵 위기로 인한 투자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서는 주변국들이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의 리차드 밀러 대외담당 대표도 이날 세미나에서 “북한의 핵실험 선언에도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에 손상이 없다고 판단해 한국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당장 북핵 이슈에 따른 한국 신용등급 변화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긍정적’ 전망이란 향후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을 높게 본다는 의미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리먼브더러스와 골드만삭스는 세계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노리거나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헤지펀드의 동원 가능 자금이 차입자금까지 포함하면 3조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리먼브러더스의 마크 쉐이퍼 글로벌M&A부문 대표는 “아시아시장은 지난 5년간 상위 5개 투자자의 사례에서 총 120억달러의 수익 창출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헤지펀드의 아시아기업에 대한 M&A 공략은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의 빌 앤더슨 기업인수 부문 수석도 “올해 전세계 적대적 M&A 활동이 사상 최대치에 달했다”며 “적대적 M&A 시도로 자산을 늘린 헤지펀드가 이제는 지분을 조금 가지고도 목소리를 높이는 주주행동주의로 기업들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은 주주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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