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영화투자배급사인 CJ엔테테인먼트가 제50회 런던영화제 ‘왕의 남자’ 상영 취소 과정에서 국제적 결례를 잇달아 저질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런던영화제 ‘영화의 광장’ 부문에 초청된 <왕의 남자> 는 19일(현지시간) 오후 런던 오데온 웨스트엔드 극장에서 두 차례 상영 될 예정이었으나 영문 자막 프린트가 제때 도착하지 않아 상영이 취소됐다. 국제영화제에서 ‘배달사고’로 인한 상영 취소는 극히 드문 일이다. 영화 관계자의 말처럼 ‘한국 영화의 이미지를 손상시킬 수 있는 일’이 벌어진 것. 왕의>
CJ엔터테인먼트의 상영 취소과정 해명과 사후 조치는 더욱 부실했다. 이 과정에서 책임을 영화제측에 떠넘기는 등 연 매출 1,245억원에 달하는 충무로의 대표기업 답지 않은 행태를 보였다.
CJ엔테테인먼트는 상영 취소 직후인 20일 오전 “13일 폐막한 캐나다 벤쿠버영화제 상영 후 부산영화제를 거쳐 필름을 런던으로 바로 옮기려 했으나 국제화물배송 서류 누락으로 상영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나 CJ엔터테인먼트는 20일 밤 말을 바꿔 “상영 시작 전 프린트가 도착했음을 배송회사를 통해 확인했다. 영화제 사무국도 ‘착오를 일으켜 상영을 취소했다’고 알려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CJ엔터테인먼트는 22일 “영화제 사무국의 잘못은 없으며 우리가 상영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기존 해명을 번복했다. CJ엔터테인먼트 조장래 홍보팀장은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어 바로 잡았다”며 “영화제에서 상영 취소의 위험성은 항상 존재한다”고 말했다. 런던영화제 홈페이지는 현재 “‘왕의 남자’ 상영이 취소되어 죄송하다. 상영시간이 잡히면 다시 알리겠다”고 공지하고 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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