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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 출신 한학자 이구영씨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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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수 출신 한학자 이구영씨 별세

입력
2006.10.24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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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공작원 출신의 장기수로, 옥중에서 많은 학자들에게 한학을 가르친 노촌(老村) 이구영(李九榮) 옹이 20일 오전 2시 경기 안양시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충북 제천의 연안 이씨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일제 치하에서 민족의식에 눈떠 1943년 독서회 사건에 연루돼 1년간 옥고를 치렀다. 해방 후 사회주의 계열에서 활동하다 한국전쟁 중 월북, 1958년 공작원으로 남파됐다가 곧바로 검거돼 22년을 복역하고 1980년 출소했다.

젊은 시절 벽초 홍명희를 사사하며 한학을 익힌 그는 옥중에서 신영복 성공회대 명예교수와 심지연 경남대 교수 등 시국사건 투옥자들에게 한문과 서예를 가르쳤다.

출소 후에는 '이문회우'(以文會友ㆍ글로써 벗을 모으다)의 뜻을 가진 한학 모임 '이문학회'를 만들어 후학 양성과 작품활동에 전념했다.

문하생 중에는 한명숙 국무총리의 남편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와 김명호 성균관대 교수, 김영복 문우서림 대표 등이 있다. 그는 지난 3월에는 집안에 전해내려오던 각종 고문서와 의병ㆍ독립운동 관련 사료 등 6,000여점을 충북 제천 의병도서관에 기증했다.

유족은 1남 2녀가 있다. 빈소 강북삼성병원. 발인 22일 오전6시, 오전 7시에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이문학회에서 노제를 지낸다. 장지는 충북 충주 선산. (02)2001-1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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