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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美 동북아 전략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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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美 동북아 전략 도왔다?

입력
2006.10.1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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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실험이 미국에는 동북아 전략을 입맛대로 재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_북한의 혈맹관계, 남북한의 민족주의로 고착화한 동북아 질서가 핵 실험으로 무너지면서 미국이 추구할 수 있는 전략적 카드가 더욱 다양해졌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앞세워 전례 없이 강한 톤으로 한국과 중국에 대북 제재 공조를 압박하는 것도 동북아 주도권 장악에 대한 강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8일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 실험을 완전히 나쁜 뉴스로만 보지 않는다”며 “북핵 사태가 악화하긴 했지만 미국은 이로 인해 동북아 전략 구도를 재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안보의 이익과 부담은 공유해야 한다”는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의 발언은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 정부는 이제 전통적 ‘불간섭 비동맹’ 정책을 끝내라는 미국의 강한 압력에 처했다”는 것이다.

이래저래 북한 핵 실험으로 동북아 안보환경은 미국에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북한에 갖고 있던 전통적 이해관계의 고리가 크게 약해졌다. 북한에 갖고 있던 정치ㆍ경제적 지렛대가 약해지면서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크게 훼손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일본에는 핵무장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다. 한 때 핵개발에 나섰던 한국과 대만이 달라진 안보환경을 구실로 핵무장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완전 배제할 수 없다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동북아의 핵 도미노 가능성을 일축하며 핵우산을 근간으로 한 확고한 안보공약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핵무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군비확장은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분위기이다. 중국이 북한에 대해 강력한 후원국 지위를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는 중국에게 북한에 대한 전략적 결단을 요구하는 데 더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가디언은 “중국 입장에서 볼 때 미일의 군사적 밀착과 일본의 군비확장은 북한 못지않게 중국에도 위협”이라며 “중국 정부도 ‘소프트 파워’를 앞세운 다자간 외교정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유석 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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