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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관전평] '뚝심' 앞에 '작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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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연 관전평] '뚝심' 앞에 '작전' 없었다

입력
2006.10.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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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초반에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뚝심 야구’의 한화 김인식 감독이 ‘작전 야구’의 현대 김재박 감독을 힘에서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

한화가 1회말 김태균의 3점 홈런에 이어 2회 김민재의 1타점 적시타로 4-0을 만들었을 때 사실상 승부는 끝났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에게 초반 4점은 너무 컸다.

현대로서는 송진우를 공략하는 데 실패하면서 초반 흐름을 빼앗긴 게 패인이었다. 송진우는 장타를 피하기 위해 도망가는 피칭을 했는데 현대가 오히려 말려들었다.

특히 1회초 1사 2루 볼카운트 0-3에서 강귀태가 낮은 볼을 잡아당겨 범타로 물러난 것과 2회 1사 만루서 서한규가 병살타에 그친 게 아쉬웠다. 송진우를 도와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현대 선발 캘러웨이는 하루를 당겨서 등판한 탓인지 평소에 비해 구위가 좋지 않았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결과적으로 볼 때 홈런으로 승부가 갈렸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한화의 수비 승리였다고 할 수 있다. 내야에선 김민재 한상훈의 키스톤 콤비, 외야에서는 고동진 김수연이 여러 차례 안타성 타구를 잡아주며 마운드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현대는 결정적인 순간 수비불안을 노출하며 투수들에게 부담을 안겼다.

김인식 감독이 류현진을 2차전이 아닌 3차전 선발로 낸 것은 류현진의 구위가 좋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한국시리즈까지 미리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도 보인다.

한화가 4차전 만에 플레이오프를 끝내 류현진은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때보다 좋은 피칭이 기대되는 이유다.

MBC 해설위원 허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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