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은 17일 성명을 발표, “우리는 금후 미국의 동향을 주시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 해당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5일 유엔 안보리 결의 후 사흘만에 나온 북한의 공식 반응으로, 미국이 안보리 결의에 따라 대북 제재를 진행할 경우 2차 핵 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언론과 일본 정부도 이날 북한의 2차 핵 실험 징후가 포착됐다고 밝혀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리는 조선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누구든지 유엔 안보리 결의를 내들고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털끝만큼이라도 침해하려 든다면 가차없이 무자비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날 핵무기가 없이도 온갖 풍파에 끄떡하지 않은 우리 공화국이 당당한 핵 보유국이 된 오늘날에 와서 그 누구의 압력이나 위협에 굴복한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며 “우리는 평화를 원하지만 결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대화를 바라지만 대결에도 언제나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안보리 결의에 대해 “인민대중 중심의 우리식 사회주의 제도를 허물려고 미쳐 날뛰는 미국의 각본에 따른 것으로 우리 공화국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비난했다.
한편 미 뉴욕타임스는 이날 “미 관리들이 북한 핵실험 의심 장소에서 최근 (특이) 활동을 발견했다”며 “그것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이 곧 이뤄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징후”라고 보도했다. NBC방송도 북한이 2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트럭 등 차량과 인원의 움직임이 미 정찰위성에 포착됐다고 전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무성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두 번째 핵실험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는“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으나 정보의 세부내용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교도(共同)통신은 아소 장관이 미국 정부가 관련 정보를 일본측에 제공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분명히 우리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관련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이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도발적 행동을 하지 않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비,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아직 미 당국으로부터 특별한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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