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중국 본토를 겨냥한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대만은 중산과학연구원이 개발한 사거리 600∼1,000㎞의 ‘슝펑(雄風 )2E’형 순항미사일을 펑후(澎湖)섬 북방의 둥인(東引)섬에 배치했다고 대만 언론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순항미사일은 개조하면 사정거리가 2,000㎞에 달하고 중국 베이징(北京)도 타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양안(兩岸)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커지게 됐다.
이로써 대만은 사거리 455㎞이상의 미사일 개발을 제한한 미국과의 합의사항을 어기게 됐다. 이에 대해 대만의 중산과학연구원은 중국군이 현재 대만과 인접한 저장(浙江)성과 푸젠(福建)성, 광둥(廣東)성 등에 747기의 미사일을 배치해 놓고 있어 안보위협이 최고조인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06년 대만 국방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사거리 500~600㎞에 이르는 둥펑(東風)11형과 15형 미사일을 대만과 인접한 기지에 집중 배치했으며, 이들이 발사된다면 7분만에 대만 군 기지들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보고서는 또 중국이 현재 해ㆍ공군력의 절반을 대만 인근에서 운용 중이며 육군 병력 160만명 중 40만명을 대만과 인접한 지역에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본토를 겨냥한 대만의 장거리 미사일 배치는 대만군이 단순 방어에 치중한 전략에서 벗어나 적극적 반격에 무게 중심을 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산과학연구원은 2010년까지 15기의 슝펑2E 미사일을 실전 배치한 후 100까지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군도 이미 참모본부에 미사일지휘부를 창설하고 특수 미사일 작전 능력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대만의 미사일 개발은 미국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은 영관급 장교를 대만에 파견, 새 미사일 배치에 관한 대만의 의도를 파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쉐스민(薛石民) 대만 국가안전국장은 16일 입법원 질의 답변에서 “대만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면서도 미사일 개발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거부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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