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장무 총장은 16일 “과학 영재들을 배려하는 입시제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과학고 출신 학생들을 위한 별도 전형을 만들거나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주목된다.
이 총장은 이날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 “수학, 과학 등 한 분야에서 뛰어난 영재들이 입시에 많은 정력을, 낭비하지 않고 천부적 재질을 계발할 수 있는 교육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훌륭한 과학 영재들이 마음 놓고 대학에 들어 갈 수 있는 길은 아직 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장의 이런 발언은 내신 성적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과학고 출신들을 위한 별도 전형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일반고 출신 학생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2008학년도 입시 때부터 일부 대학이 외국어고 출신이 인문ㆍ사회계열 동일계 전형을 택하면 가산점을 주기로 했지만, 과학고생을 대상으로 한 전형을 따로 마련한 대학은 없다.
전문가들은 “내신 성적 등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과학고나 특목고 학생 중 서울대가 아니라 해외 유명 대학이나 국내 다른 대학에 가는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인재를 빼앗길 수 없다’는 위기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부모의 학력이 낮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한 사람, 학교 성적이나 입학 시험 성적은 뒤떨어지더라도 열심히 살아온 학생을 선발하기에 어려움이 많다”며 “앞으로 4,5년 내에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평준화 재검토 논란에 대해서 이 총장은 “공교육의 안정성을 유지하되 수월성 측면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보완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장은 또 “지역균형선발제도를 통한 입학 인원을 현재 600명 수준에서 내년에는 800명, 후년에는 약 1,000명 정도로 늘리겠다”며 “전국 모든 시와 군에서 서울대 입학생을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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