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16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제재 결의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TV에 출연, “미국이 패권을 강요하기 위한 무기로 안보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제재 결의가 채택된 이후 이란의 첫 공식 반응이다.
아흐마디네자드 대통령은 또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한 유엔 안보리 결의를 “불법”이라고 일축하면서 핵 활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몇몇 서방 국가들이 자신들에 대항하는 국가들을 겨냥한 안보리 결의를 채택하고 자신들의 패권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특히 미국이 협박하고 겁주는 데 안보리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은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이 제안한 협상안을 거부, 북한에 이어 제재 결의에 직면해 있다. 우라늄 농축을 둘러싸고 서방측이 즉각 동결을 요구하며 타협안을 제시했지만, 이란은 평화적 핵프로그램이라며 거부해왔다. 알라에딘 보루제르디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 위원장은 국제사회가 이란에 제재를 가할 경우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제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보리는 내주 이란을 제재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란은 그 동안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 중심의 제재에 미온적인 점에 의지해왔지만, 두 나라가 예상을 깨고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함으로써 입지에 타격을 받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대북 제재 동의를 이끌어내면서 고무된 미국은 이란 압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이란도 북한의 전철을 밟지 말고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라는 주장이다.
존 볼튼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15일 CNN에 출연, “이란은 핵 무기 개발을 계속 추구할 경우 우리가 북한에 가한 것과 동일한 고립과 제재에 직면할 것이란 것을 배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콘돌리사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 마찬가지로 이란을 대상으로 한 대응도 “미국 홀로만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함께 나서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이 혼자서 할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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