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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이후 첫 민방공 훈련… 사이렌만 요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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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핵실험이후 첫 민방공 훈련… 사이렌만 요란했다

입력
2006.10.1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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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방공훈련이요? 요즘도 그런 거 하나요?”

북한 핵실험 이후 서울시내에서 첫 민방공훈련이 실시된 16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오후 2시가 되자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며 교통경찰관과 노란 모자를 쓴 구청 직원들이 헐레벌떡 뛰어다니기 시작한다. 제356차 민방공 대피훈련 통제요원들이다. 통제요원들은 “길에 서 있지 말고 지하상가로 들어가세요” “바깥 차로에 잠깐 정차했다 가세요”라고 외치며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느라 진땀을 뺐지만 통제에 따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로니에공원에서 농구를 하던 청소년들은 “말은 들어 봤지만 민방위가 뭔지는 잘 모른다”며 훈련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김광진(33ㆍ회사원)씨는 “요즘은 민방공훈련일에 사이렌도 잘 안 울리는 것 같다”며 “오늘이 훈련일인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원모(28ㆍ회사원)씨는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 이게 가당키나 한 짓이냐”며 “훈련내용을 공익광고로 만들어 TV로 방송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통제요원들에게 짜증을 냈다.

대중이용시설에서도 제대로 훈련이 이뤄지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는 훈련시간인 오후 2시부터 2시15분까지 각 지역으로 출발하는 버스가 끊이지 않고 빠져 나왔다.

국가기관 역시 민방공훈련을 무시했다. 서울시 ‘민방공 대피훈련 참여범위 및 행동요령’에 따르면 국회가 개회 중일 때는 훈련시관과 중첩되지 않도록 의사일정을 조정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16일 국방위와 보건복지위는 훈련시간 국정감사를 했다. 법원에서도 오후 2시부터 재판이 이뤄진 곳이 많았다.

김재정 서울시 민방위담당관은 “인터넷을 통한 홍보 등 시민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갈수록 참여율을 떨어지고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 등 뒤숭숭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안보불감증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방공훈련은 전쟁뿐 아니라 테러와 재난상황 등 각종 국가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인 만큼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유상호기자 shy@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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