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홍승훈(39ㆍ물리천문학부) 교수팀은 탄소 나노튜브와 각종 나노선을 이용한 초고집적도의 분자ㆍ양자 소자를 기존 반도체 시설로 대량 생산,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과학잡지‘네이처’(Nature)가 4일 펴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창간호에 소개됐다. 홍 교수는 “국내에서 관련 특허를 3종 출원했고 미국, 호주 등에서 국제특허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외 기업, 관련 기관과 기술 이전을 협상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 반도체 시설을 이용하는 이 기술은 반도체 기판의 특정 위치에 ‘비흡착성 분자막’을 입힌 뒤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이 포함된 용액을 뿌리면 탄소 나노튜브와 나노선이 깨끗한 기판 표면에만 자동적으로 결합하는 원리를 이용했다. 홍 교수는 “종이에 미끈한 액을 발라 놓은 뒤 모래를 뿌리면 액이 발라지지 않은 부분에만 모래가 붙는 현상을 떠올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팀은 이렇게 해서 별도 시설비용 없이도 나노(10억분의 1) 스케일의 정확도를 가진 소자를 개발했다. 홍 교수팀은 이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트랜지스터 집적회로’와 ‘초고감도 바이오 센서’를 대량으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앞서 2003년 탄소 나노튜브가 친수성(親水性) 분자와 친화력이 강하다는 점에 착안해 관련 기술을 개발한 뒤 3년 동안 상용화 연구를 벌여 왔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암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자가 진단’의료용 초소형 센서, 수질 검사, 공기 오염 등 유해 물질을 진단하는 환경 센서 등 바이오 센서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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