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 “고1 아이를 둔 학부모입니다. 문ㆍ이과 설정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보통의 일반 고등학교에서 현재 반 석차 4~6등 정도의 성적을 보이고 있고, 수학 성적이 가장 좋은 편입니다. 그래서 이과를 1차로 선택해 놓은 상태입니다만 아이도 저도 확신이 없습니다.”
답변; “예전처럼 ‘수학을 좋아한다고 해서 이과, 수학을 싫어한다고 해서 문과’ 식의 선택은 그 의사결정 방식이 아주 간단하기 때문에 결정하는 순간에 마음은 편할지언정 아이의 장래를 위해서는 바람직한 방법은 아닙니다. 진로지도의 핵심은 아이가 좋아하고 잘 하는 것이 그 아이가 속한 집단에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꼬리를 만드는 진로선택’이 아니라 ‘머리를 만드는 진로선택’이 더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지금 현재 반에서 5등 정도(약 상위 15%)의 상황에서 수학을 가장 좋아한다고 해서 단순히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이 모이는 이과를 보낸다면 자칫 그 좋아하는 수학과목이 장점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수학마저 성적이 잘 나오지 않는’ 상황이 되어버릴 수도 있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이과에서 배우는 수학은 문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단히 어렵기 때문이죠. 한편 경제학과나 경영학과의 경우에는 문과로 분류가 되긴 하지만 수학적 능력을 아주 많이 요구하는 학과입니다.
따라서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경제학과에 가면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수학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문과 쪽으로 많이 오기 때문에 만일 학생이 문과 쪽으로 간다면 지금 현재 좋아하는 수학과목은 여전히 장점으로 남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수학은 전략과목이 되고 남는 시간에 다른 과목성적까지 끌어올린다면 대학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문ㆍ이과의 선택은 수학성적의 높고 낮음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직업목표를 먼저 정하고 그 중간단계로서 현재 성적 구조와 과목 선호 상 문ㆍ이과 중 어느 과정이 나의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가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에는 아래의 절차로 결정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장기적인 장래희망이 무엇인지 정해봅니다. 고1의 나이이므로 구체적인 직업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그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해서 유리한 학과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예를 들면 외무고시를 봐서 외교관이 되어야겠다 라고 생각한다면 영어관련학과나 외교학과 등이 유리하고, 변리사가 되고 싶다라고 했을 경우에는 전자공학과, 기계공학과 등이 유리한 것처럼 말입니다.
셋째, 그 학과가 문과로 분류가 되는지 이과로 분류가 되는지를 파악해서 문ㆍ이과를 설정합니다.
넷째, 구체적인 직업목표를 정하지 못하겠거나, 금융분야와 같이 문ㆍ이과 공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분야인 경우에는 물리와 사회과목을 놓고 고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리처럼 자연현상에 대한 근원적인 원리파악에 흥미가 간다면 이과를, 사회과목처럼 시사적인 내용에 더 흥미가 간다면 문과를 선택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는 있습니다.”
/진로 및 성적상담 전문가, 와이즈멘토 대표. www.wisemento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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