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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 금융' 희망의 씨앗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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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 금융' 희망의 씨앗 뿌린다

입력
2006.10.15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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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보로 내놓을 것이 없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금융, 마이크로 크레딧(Micro Credit)이 한국에서도 ‘빈민들의 희망’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빈민을 위한 은행으로서 ‘무담보 소액대출’의 신화를 이룬 방글라데시의 그라민 은행과 총재인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국내에서도 마이크로 크레딧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976년 그라민은행이 시작한 마이크로 크레딧은 현재 100여개 국가로 전파돼, 전세계 가난한 사람들의 빈곤 탈출을 돕고 있다.‘마을’이라는 뜻의 ‘그라민’에서 알 수 있듯이, 그라민 은행은 창구가 따로 없으며 은행 직원들이 방글라데시 시골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담을 하고 대출을 해준다.

담보 잡을 것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대상이며, 신용도가 높은 부자들은 대출 자격이 없다. 그런데도 현재 2,185개 지점에 660만명에게 대출을 해줬으며 원금 상환율은 99%에 이르러 은행은 흑자다. 얼마 되지 않는 소액 대출이지만, 노숙자나 다름 없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삶을 시작할 원천이 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의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현재 국내에서 마이크로 크레딧을 펼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는 ‘신나는 조합’과 ‘사회연대은행’ 2곳이다. 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을 상대로 담보 없이 수백~수천 만원씩 연 2~4%의 저리 대출을 해주며, 창업 컨설팅 등 지속적으로 자활을 돕는 일도 하고 있다.

신나는조합은 2000년 그라민은행이 5만 달러를 직접 출자해 설립됐다. 그동안 그라민 은행의 출자금은 모두 상환하고 한국일보 삼성 시티은행 보건복지부 등의 후원을 받아 사업을 꾸리고 있다. ‘자활공동체 창업자금 지원사업 기금’ 등 8억원이 종자돈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평균 소득이 150만원이 안돼는 가난한 사람들만 대출자격을 갖는다.

지난 6년간 66개 공동체 소모임(253명)에 평균 1,200여 만원씩 대출해줬다. 가난을 함께 극복해 나갈 3명 이상 공동체 단위로 대출을 하며, 1인당으로는 300만원 한도다. 자금 회수율은 92%에 이른다.

2003년 설립된 사회연대은행은 신나는 조합보다 규모가 크다. 20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산업은행, KT, 삼성 등의 기업과 여성부의 지원금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사회연대은행 김영일 대리는 “차상위 계층이하, 4인가족 기준 월평균 136만원 이하의 가정이 대출 대상”이라며 “마이크로 크레딧 기관마다 대출자격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사회연대은행은 지난해 25억9,000여 만원의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을 실시했으며, 올해 7월말 현재까지 총 58억원의 기금을 대출했다.

올해 11월에는 신용회복위원회 주도로 국내 3번째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이 개시될 예정이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기업 외환 농협 등 7개 금융사들이 각각 20억원씩 총 140억원을 투입해 규모도 커졌다. 그러나 은행들이 은행 자체적으로 창구에서 마이크로 크레딧 상품을 내놓지는 않는 실정이어서, 마이크로 크레딧 활성화에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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