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노벨상 받은 빈민은행 우리라고 못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노벨상 받은 빈민은행 우리라고 못할까

입력
2006.10.15 23:50
0 0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는 빈곤 퇴치의 성공적 모델을 개발, 제시한 경제학자다. 그가 시작한 무담보 소액대출사업(마이크로 크레딧)은 방글라데시 인구의 5%인 600만 명 이상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 대출상환율이 98%를 넘고, 2,000개가 넘는 지점망에 매년 흑자를 이어갈 만큼 은행 실적도 우수하다.

이제까지 지구 상에 존재해온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빈곤 퇴치 방법이라는 평가가 지나치지 않다. 빈곤 퇴치는 세계 공통의 숙제다. 유누스 총재와 그라민은행에 노벨평화상을 준 것은 그라민 모델을 전세계로 확산시켜 보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우리는 제도권 금융에서 소외되어 부득이 고금리 사채를 이용해야 하는 수많은 서민을 위한 금융 대안으로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의 활성화를 주장해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그라민은행이 투자한 ‘신나는 조합’과 일부 대기업과 은행,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회연대은행’이 이 사업을 펴고 있다.

11월에는 신용회복위원회가 7개 시중은행으로부터 140억원을 지원 받아 보다 큰 규모로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러나 모두 사회운동이나 신용회복 프로그램 수준에 불과해 서민을 위한 본격적인 금융기관과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그라민은행처럼 서민을 위해 전문적인 금융기관으로 발전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기관들이 공동출자를 하거나 3,500억원에 이르는 휴면예금을 기금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 그라민은행은 생산적 복지차원에서도 성공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정부 출연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원보다 중요한 것은 물론 운영시스템이다. 자금이 필요한 서민들이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대출 회수와 같은 신용관리 업무가 철저히 이뤄져야만 금융기관으로서도 지속 가능한 한국의 그라민은행이 탄생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