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4일 유엔총회에서 유엔 사무총장에 공식 선출됨에 따라 반 장관은 앞으로 한국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유엔의 수장으로서 준비활동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회 이후 사무총장 직 수락연설 및 내외신 기자회견으로 눈코 뜰 새 없는 하루를 보낸 반 장관은 당분간 유엔 사무국이 있는 뉴욕에 머물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인수위 구성 계획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인수위는 유엔 사무국에서 추천된 직원과 반 장관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되는데, 반 장관이 공식 취임하는 내년 1월 1일까지 업무 인수인계 및 사무국 구성 등에 대한 활동을 하게 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인수위 역시 국제관료 조직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파견 나가는 직원은 극소수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나라 인재들이 섞인 다국적 팀으로 꾸려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어 20일께 서울로 돌아와 남은 업무를 처리한 후 장관직을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반 장관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북한 핵문제 등 외교부가 당면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두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표가 최종 수리되면 반 장관은 주로 뉴욕에서 머물며 5개 대륙 지역그룹 대표들과 만나 향후 유엔의 운영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는 한편, 유엔 조직 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반 장관은 특히 공식 임기가 시작되기 전이라도 북한 핵 문제 해결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북핵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에 대한 적극적인 면담에 나서는 한편, 유엔주재 북한대사 등을 통한 북한과의 접촉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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