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둘이 합쳐 무려 14오버파나 기록했어요.”
13일 경기 여주 솔모로골프장(파71ㆍ6,11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리츠솔모로클래식 1라운드.
마치 쌍둥이처럼 한눈에 봐도 외모가 쏙 빼닮은 두 선수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올 시즌 2승으로 신지애(18ㆍ하이마트)와 다승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내파 간판 스타인 언니 박희영(19ㆍ이수건설)과 친동생 박주영(16ㆍ한영외고1).
아마추어인 동생 박주영이 스폰서 초청으로 프로 대회에 첫 출전하면서 둘이 난생 처음 공식대회에 동반 출전한 것. 이날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서로를 격려하는 마음은 피만큼 진했다. 프로 첫 대회에 출전, 첫날 9오버파 80타로 다소 실망스러운 스코어를 낸 박주영은 “첫 홀에서는 너무 떨려 뒤땅을 쳤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5오버파 75타로 출발이 좋지 않았던 박희영은 먼저 경기를 마치고 연습그린에서 기다리던 동생에게 “나는 내일 5타 줄이고 너는 9타 줄이면 된다. 너무 실망하지 말라”며 언니답게 동생을 위로했다. 이날 두 딸을 전반과 후반 9홀씩 번갈아 응원했던 아버지 박형섭(대림대 사회체육학과 교수)씨는 “둘이서 무려 14오버파를 기록했다”며 “두 딸이 한 대회에 나란히 출전하니 기분 좋기도 하지만 여러모로 신경 쓰인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시절 멀리뛰기 선수를 하다 중학교 1학년 때 골프채를 잡은 박주영은 “잘 나가는 축구선수 박주영 때문에 남자로 놀림 받기도 한다”며 “언니와 가끔 내기골프로 승부근성을 키우는 게 골프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한희원(28ㆍ휠라코리아)의 사촌동생인 골프선수 한희진은 이날 김주연(25ㆍKTF)의 캐디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한국여자골퍼 중에는 박희영-주영 자매를 비롯, 김순미-순영, 서희진-유진, 이정은-은경, 함영애-영미 등이 자매골퍼로 꼽힌다.
한편 이날 1라운드에서 ‘효녀골퍼’ 김소희(24ㆍ빈폴골프)는 3언더파 68타를 쳐 2위 윤유미(24ㆍ휠라코리아)를 1타차로 따돌리고 단독선두에 올랐다.
여주=정동철 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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