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무용가 클로드 브뤼마숑(46)이 제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참가를 위해 내한, 13일에 이어 14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심연의 우수’를 선보인다.
‘심연의 우수’는 르네상스 작곡가 조스깽 데 프레의 미사곡이 흐르는 가운데 아담과 이브, 다윗과 골리앗 등 미켈란젤로의 작품 속 캐릭터들이 무대를 채우는 작품. 살색 옷을 입은 무용수들의 자세가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15세 미만 관람 제한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브뤼마숑은 13일 “이 작품에는 누드가 나오지 않는다. 세상에는 잔혹하고 선정적인 일들이 훨씬 많지 않은가”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격렬하고 극단적인 안무 스타일로 유명한 그는 14년간 예술감독으로 낭트 국립무용단을 이끌면서 화가 한스 멤링을 기리는 ‘성배’, 카프카의 소설에서 영감을 얻은 ‘증거’ 등 타 장르와 무용의 만남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그는 “신체의 감각, 인간의 움직임에 대해 연구해왔다”며 “신체를 그리기 위해 무용 연수를 받다 무용수가 되었는데 미술을 전공한 것이 안무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심연의 우수’에는 신체의 극단적 뒤틀림이 드러나 있다”며 “미켈란젤로의 작품이 얼마나 매혹적인지, 그 힘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내한 공연에는 2003년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낭트 국립무용단에 입단한 한국인 무용수 박준희(28)씨도 참가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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