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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36명의 어촌학교 "과학동아리 1등 먹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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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36명의 어촌학교 "과학동아리 1등 먹었죠"

입력
2006.10.1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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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늘 일하시는 갯벌과 바다지만 그 소중함을 잘 몰랐거든요.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갯벌과 생태계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충남 태안군 소원면 파도리 파도초등학교. 몇 발자국만 걸어가면 서해가 눈 앞에 펼쳐지는 작고 아름다운 어촌 학교다. 전교생이 36명으로 충남지역에서 가장 적다. 선생님도 4명뿐이어서 3, 4학년과 5, 6학년은 각각 한 반에서 복식수업을 받고 있다.

그런 학교가 과학동아리 활동만큼은 전국에서 1등이다. 전교생의 절반 가까이가 활동하는 동아리는 바로 콩세알. 이 동아리의 송이(12ㆍ6년) 최주이(11ㆍ5년)양은 최근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서울시과학관에서 열린 전국과학동아리활동발표대회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전국에서 시ㆍ도 예선을 거쳐 선발된 20개 초등학교가 참가한 대회였다.

이 자리에서 발표한 내용은 <파도리 해안의 진흙ㆍ모래ㆍ암석 갯벌 생물탐구> . 자기 동네인 파도리 해안의 갯벌을 체험하며 연구한 갯벌의 형성원인과 해변의 모양, 생물의 종류와 특징, 먹이사슬과 갯벌의 기능 등을 소개한 것이었다.

이들이 해안 생물에 관심을 기울인 것은 3월 이 학교에 김윤식(45) 교사가 부임하면서부터이다. 의외로 학생들의 갯벌에 대한 지식이 얕은 것을 안 김 교사는 “바다는 아이들의 삶 속에 이미 있지만 이젠 과학으로 바다를 새롭게 만나게 해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콩세알이다. 옛날 농부가 콩을 심을 때 자신의 것뿐만 아니라 날짐승과 들짐승이 먹을 것을 생각해 한 알 심을 것을 세 알씩 심었다는 말에서 따온 이름으로 자연생태에 대한 배려의 마음을 담고 있다.

콩세알은 가장 먼저 파도리의 해안선이 그려진 지도를 수소문해 구했다. “여기가 바지락 캐는 곳이네.” “여기는 우리 아빠가 전복 키우는 곳이야.” 지도에 익숙해지자 아이들은 바다로 나갔다. 숨은 그림 찾기를 하듯 갯벌 구석구석을 실제로 찾아 다녔고, 각종 생물을 채집해 생물도감의 사진과 비교하면서 이름을 익혔다.

“선생님, 어떤 곳은 바위만 많고, 어떤 곳은 모래사장이 있는데 왜죠?” “그럼, 우리가 지도에 표시를 해 보면서 차이점을 살펴 보자.” 의외로 아이들은 빨리 답을 알아 냈다. “반달처럼 들어간 해안에는 모래가 많고요, 튀어나온 곳에는 돌이 많아요.”

이렇게 아이들은 흩어져 있던 구슬을 하나하나 꿰어 가고 있었다. 부족한 부분은 해양수산부 해양경찰서 면사무소 등의 도움을 얻어 채워 나갔다. 평생을 바다와 함께 생활한 할아버지 할머니의 산지식도 큰 도움이 됐다. “아이들의 과학적 탐구정신과 바다에 대한 애정은 정비례하며 무럭무럭 성장했습니다. 저의 보람도 물론이죠.” 김 교사도 주말부부 생활을 기꺼이 감수하고 학교 관사에서 자취하면서 어린이들을 지도했다.

콩세알을 지도한 김 교사와 두 어린이는 21일 서울 세륜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교육부총리상을 수상하고 부상으로 해외탐방을 떠나게 된다.

태안=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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