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스 나와라!”
‘뚝심의 독수리’ 한화가 2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에 올랐다. 한화는 11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준플레이오프 최종 3차전에서 김민재의 선제 홈런과 고비마다 터진 이범호의 연타석 홈런을 앞세워 KIA를 6-4로 물리쳤다. 2승1패를 기록한 한화는 13일부터 수원구장에서 페넌트레이스 2위 현대와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놓고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3차전의 히어로는 6번에서 5번으로 전진배치된 한화 이범호였다. 공수에 걸쳐 빛났다.
0-0으로 맞선 3회초 한화의 수비. KIA 장성호가 2사 1ㆍ3루서 송진우의 공을 제대로 밀어 쳤다. 타구가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자 3루쪽 KIA 응원단에선 탄성이 터졌다. 하지만 3루수 이범호가 역동작으로 타구를 잡아내 빨랫줄 같은 송구로 1루에 뿌렸다. 1루 주자 장성호는 간발의 차로 아웃. 한화는 이범호의 멋진 수비로 선취점을 내줄 뻔한 위기에서 벗어났다.
기세가 오른 이범호는 타석에서도 신들린듯한 방망이를 휘둘렀다. 3회말 선두 김민재의 선제 솔로포에 이어 2사 1ㆍ2루서 타석에 들어선 이범호는 상대 선발 이상화의 2구째 싱커를 공략, 흐름을 완전히 돌려 놓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결승타 1위(14개)를 차지한 해결사다웠다.
이범호는 4-2로 앞선 5회에도 구원투수 윤석민을 상대로 홈런포를 터트려 역대 10번째 포스트시즌 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또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최다홈런(2개) 타이기록도 세웠다. 당연히 3차전 MVP는 이범호의 몫이었다.
또 한화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함에 따라 준플레이오프가 도입된 지난 89년 이후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던 ‘1차전 승자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는 공식이 유지됐다.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자랑하는 KIA는 94년(한화)과 2004년(두산)에 이어 세 번째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렸다.
KIA는 이종범이 2-5로 뒤진 7회초 2사 2ㆍ3루서 마무리 구대성으로부터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 한 점차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믿었던 한기주가 8회 2사 2루서 김수연에게 뼈아픈 쐐기 적시타를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KIA는 선발 이상화가 3회를 넘기지 못하고 4실점하며 무너진 게 아쉬웠다.
한화 마무리 구대성은 3이닝을 2피안타 1실점으로 막아 포스트시즌 최고령 세이브 기록(37세2개월9일)을 세웠다. 3경기에서 5할4푼5리(11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고동진은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상금 200만원)로 선정됐다.
대전=이승택기자 lst@hk.co.kr
이상준기자 jun@hk.co.kr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 준PO 3차전 양팀 감독의 말
▲한화 김인식 감독
경기가 너무 빡빡하고 힘들었다. 상대도 투수를 다 소진했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이범호와 이도형의 타순을 바꾼 게 운 좋게 적중한 것 같다. 구대성은 투구수 50개 정도까지 끌고 갈 생각이었다. 어차피 오늘 지면 올 시즌 끝이기 때문에. 연장에 대비해서 뒤에 권준헌과 지연규까지 아껴두고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현대는 선발진이 좋지만 KIA보다는 떨어진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우리와도 서로 압도한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해볼 만 할 것이다.
▲KIA 서정환 감독
죄송하다. 역시 초반 투수력 싸움이었다. 이상화가 공은 괜찮았는데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 이범호를 막지 못한 게 패인이다. 모든 감독의 욕심이 우승이겠지만 우리는 작년 꼴찌를 했기 때문에 최대 4강이 목표였다.
젊은 투수와 야수들이 시즌 막판부터 큰 경기를 치러가면서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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