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회가 발행하는 월간 ‘경향잡지’가 19일 창간 100주년을 맞는다. 10월호로 100주년 기념호를 내고, 19일 오후 4시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대강당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 된 이 잡지는 1906년 10월 19일 천주교가 애국계몽운동 차원에서 창간한 ‘경향신문’(지금의 경향신문과는 다름)의 부록 ‘보감’(寶鑑)으로 출발했다. 경향신문이 일제의 탄압으로 1910년 12월 30일 폐간되자 이듬해 1월 15일 ‘보감’을 ‘경향잡지’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른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이 발행인을, 천주교중앙협의회 사무총장이 편집인을 맡아왔다.
경향잡지는 종교잡지로서 신자들의 신앙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창간 당시부터 한글 전용을 내세워 일제 강점기에도 순한글로 제작하는 등 출판 문화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70년대에는 노동ㆍ인권ㆍ민주화 등에 관해 사회적 발언을 했고, 1980년대 들어 교회 차원의 생명ㆍ환경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발행부수는 매달 2만부, 정기 구독자는 1만8,000여 명이다. 수십 년 째 대를 이어 보는 독자가 꽤 된다. 국내 천주교 신자가 41만 명 선이던 1960년대, 천주교가 펴내는 잡지로는 이것이 유일하던 그 시절에 매달 10만 부씩 찍어 거의 모든 신자 가정이 다 보았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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