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라는 말은 일본말인줄 알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서울서 개최된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베 총리는 11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역사적으로 교류가 활발했던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한 마쓰조에 요이치(舛添要一ㆍ자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한일 정상회담에서 자신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한 말을 소개했다.
아베 총리는 노 대통령에게 “내 고향은 시모노세키(下關)”라고 소개하며 “(시모노세키에) 조선통신사가 처음으로 상륙했고, 통신사를 통해 문화와 기술이 일본에 전해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또 시모노세키에는 재일 한국인들이 많이 살아 문화적 흔적도 많다고 지적하며 “예를 들어 (내 고향에서도)‘친구’라는 말은 ‘유진(友人)’을 뜻하는데 최근 <친구> 라는 영화가 상영되기 전까지는 이 말이 일본말인줄 알았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이런 식으로 한국말이 일본 방언으로 많이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처럼 긴 문화 교류의 역사 중에 오늘의 한국과 일본이 있다고 (노 대통령에게)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친구>
평소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법의 지배라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는 소중한 이웃”이라며 한국에 대해 친밀감을 표시해 온 아베 총리는 “양국이 지역사회와 세계를 위해 진짜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답변을 마무리했다.
한편 일본 신문들은 한일 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역사문제에 지나치게 집착해 공동성명과 북한 핵 실험에 대한 항의성명 채택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도쿄(東京)신문은 아베 총리가 회담에서 공동성명 발표를 제안했지만 노 대통령이 찬성도 반대도 안 하면서 역사인식 문제로 40분간이나 시간을 끌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회 답변에서 “소위 역사문제에 대해 한국측으로부터 얘기가 있어서 나도 내 생각을 말했다”며 “이런 문제도 대화했지만 그러나 이번 회담의 중심 주제는 북한 핵 실험 문제였다”고 밝혔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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