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0ㆍ요미우리)이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곤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2006시즌을 끝냈다.
오는 13일 왼 무릎 수술을 하는 이승엽은 시즌 막판 무릎 통증으로 타이론 우즈(47홈런ㆍ주니치)에게 홈런왕을 내주는 등 개인 타이틀을 하나도 차지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쳤지만 ‘아시아 홈런킹’으로서 명예 회복을 하는데 성공했다.
단 3경기를 제외한 143경기에서 빠짐없이 선발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2푼3리(524타수 169안타)에 41홈런, 108타점 101득점.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슬러거로 손색 없는 성적이다.
무관의 제왕
요미우리의 70대 4번 타자로 시즌 스타트를 끊은 이승엽은 72년 전통의 팀에서 5번째로 40홈런 고지를 밟았다. 또 왕정치(일본명 오 사다하루)와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만 30세 이전 4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승엽이 일본프로야구 3년째 대폭발을 일으킬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난 2년간 지바 롯데에서의 쓴 경험을 보약으로 삼아 절치부심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홈런 내용에서도 그대로 드러나듯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부채꼴 타법을 뽐내 힘은 물론 기술면에서도 최고의 평가를 받게 됐다.
무리하게 힘에 의존하지 않는 콤팩트 스윙의 완성은 ‘약점이 많은 중장거리 타자’에서 ‘더없이 까다로운 대형 슬거러’로 이미지를 크게 바꿔놓았다.
특히 그동안 약점이었던 몸쪽 공과 변화구에 대한 자신감 넘치는 공략은 이승엽의 성장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메이저리그냐, 요미우리 잔류냐
이승엽이 삼성 시절이었던 2003년 왕정치의 55홈런을 넘어 56호 아시아 신기록을 세울 때도 별 주목을 하지 않았던 일본의 야구 팬들과 언론도 이제는 ‘언제라도 일본에서 50홈런 이상을 칠 수 있는 초대형 슬러거’로 이승엽을 인식하게 됐다.
일본 진출 첫해였던 2004년 100경기서 타율 2할4푼에 14홈런, 이듬해인 2005년 타율 2할6푼에 30홈런. 2년간의 고초를 딛고 일본프로야구 정상에 우뚝 선 이승엽은 이제 또 다른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과연 자신의 꿈인 메이저리그에 재도전을 하느냐, 아니면 올시즌 요미우리에서 못 이룬 홈런왕과 팀 우승의 꿈을 놓고 다시 도전을 하느냐가 그것이다.
우즈 홈런 2방 47호… 주니치 우승
한편 이승엽은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반면 우즈는 4회 우중월 3점 홈런에 이어 연장 12회 좌월 만루홈런을 때려 47호를 기록했다. 주니치는 요미우리를 9-3으로 꺾고 센트럴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도쿄=양정석통신원 jsyang0615@hotmail.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